정부 총력 대응에도 오미크론 세찬 기세

입력 2021-12-22 04:00
21일 오전 광주 남구 한 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총력 대응에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확산 속도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하루 만에 1000명을 다시 넘기는 등 델타 변이의 위세도 여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틀 연속 특단의 병상 대책을 주문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1일 0시 기준으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전날보다 49명 늘어 누적 227명이라고 밝혔다.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망이나 위중증 사례는 아직 국내에서 보고되지 않았다. 전날까지 5명에게서 폐렴 증상이 확인됐으나 이들을 포함해 지금껏 나온 오미크론 확진자들은 모두 경증으로 분류됐다.

새로운 오미크론 집단감염은 2건 보고됐다. 한 건은 전북 익산 유치원 관련 사례로 총 55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으며, 이날 0시까지 20명이 오미크론으로 확정됐다. 유치원 2곳과 학원 1곳, 전북 부안 소재 어린이집 1곳까지 총 4개 시설이 해당 사례에 관련됐다. 광주 동구 소재 공공기관에서도 별개의 집단감염이 발생해 총 9명의 확진자와 8명의 역학적 관련 사례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보다 빨리 확인할 수 있는 전용 검사 키트를 이달 말 전국 보건소에 배포할 예정이다.

신규 확진자의 98.3%를 차지하는 델타 변이로 인한 위중증·사망은 여전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022명으로 하루 만에 다시 1000명대로 올라섰다. 전국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80.7%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선 87.7%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상회복은 어느 정도의 확진자 증가를 동반하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확진자들을 보호·치료할 의료 체계가 보장돼야 한다”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비상회의를 열고 응급의료센터와 외상센터, 호스피스 병동, 일반 중환자실 등을 모두 중등증 이상 감염병전담병상 300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코로나19 확진 임신부의 응급분만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병상을 별도 지정하기로 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확진자의 출산은 응급 병상과 산부인과뿐 아니라 격리 신생아실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며 “조건을 갖춘 병원들을 당번제로 병상을 비워 놓게 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병상 확보 계획을 22일 내놓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202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보다 365명 줄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매주 15~20% 증가하던 확진자 규모가 지난 주말부터 며칠간 확연히 둔화한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35% 안팎까지 올랐던 60세 이상 확진자 비중이 20%대로 떨어지고 확진자 중 미접종자 비중이 25% 정도로 떨어진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한파와 주말효과 등이 겹쳐 확진자가 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손 반장도 “(유행이) 감소 추세로 전환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