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의 전설 매트릭스 시리즈가 18년 만에 돌아왔다. 22일(현지시간) 북미 개봉과 동시에 국내서도 공개되는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시리즈의 후속편을 오랫동안 기다려 온 팬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와 화려한 액션으로 보답한다.
라나 워쇼스키와 릴리 워쇼스키는 ‘매트릭스’(1999년) ‘매트릭스2: 리로디드’·‘매트릭스3: 레볼루션’(2003년)으로 영화사에 길이 남을 3부작을 완성했다. 이번에는 언니 라나 워쇼스키가 단독 제작에 나섰다. 부활 부흥을 뜻하는 부제 리저렉션(resurrections)은 새로운 전설의 부활, 오락영화의 부흥을 의미한다.
전편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였던 네오(키아누 리브스)와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는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네오는 토머스 앤더슨이란 이름의 게임회사의 개발자로 무기력하게 지낸다. 트리니티는 티파니라는 이름을 가진, 세 아이의 엄마다.
하지만 새로운 버전의 매트릭스가 등장하며 네오는 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빨간 알약과 파란 알약, 이번에도 선택은 계속된다. 진보한 가상현실에서 깨어난 네오는 기계들과 새로운 전쟁을 펼친다. 전작처럼 네오 곁에는 트리니티와 모피어스가 있다.
팬들과 함께 세월의 흐름을 지나온 키아누 리브스와 캐리 앤 모스의 모습이 반갑다. 모피어스 역에는 전작에서 연기했던 로렌스 피시번 대신 야히아 압둘 마틴 2세가 캐스팅됐다. 인류를 구원할 네오를 찾는 역할은 해커 벅스 역의 제시카 헨윅이 맡았다.
워쇼스키는 감각적인 화면, 사실적인 액션신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특히 자연광의 사용이 눈에 띈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장면 중 하나인 자동차 추격신을 촬영할 당시엔 샌프란시스코의 12개 블록을 모두 통제했다.
두 주인공은 43층 건물에서 낙하하는 장면 등을 위해 캘리포니아의 훈련소에서 촬영장과 똑같이 만든 구조물을 사용해 한 달간 훈련했다. 처음에 2.7m 높이에서 연습한 뒤 9m, 15m로 구조물의 높이를 올렸다. 이들이 실제 뛰어내린 샌프란시스코 몽고메리 스트리트 소재 건물의 높이는 172m다.
격투신에선 중국 전통 무예인 우슈를 도입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네오가 20년 뒤에 어떤 무술을 하게 될지 상상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었다”며 “동양식과 서양식 접근법을 함께 취하며 훈련했다”고 밝혔다.
워쇼스키 감독은 이번 작품을 구상한 계기에 대해 “부모님이 돌아가신 슬픔을 달랠 수 있는 이야기를 상상하고 싶었고, 죽은 네오와 트리니티를 되살리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아름다운 사랑과 인류의 투쟁, 삶의 의미가 전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었을 땐 그 모든 것을 다루기가 어려웠지만 시간이 흘렀기에 ‘무엇이 진짜인가’에 집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키아누와 캐리가 다시 함께 연기하는 광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들은 이 역할을 연기하기에 완벽한 나이”라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