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 73% 이상이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륙 한 달도 채 안 돼 지배종으로 올라선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2~18일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의 73.2%가 오미크론 변이로 집계됐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CDC는 미국에서 지난주 65만명 이상이 오미크론 감염자인 것으로 추정했다.
CDC는 이달 둘째 주(5~11일) 미국 신규 감염 중 오미크론 비율이 12.6%였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감염 비율이 최근 일주일 만에 6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CDC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제 미국에서 코로나19의 지배종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처음 보고됐다. 보고 후 불과 3주 만에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된 것이다.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의하면 최근 일주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전날 13만3000명을 넘어서며 2주 전보다 21% 급증했다. 확산세의 원인이 오미크론 변이였던 것이다.
미국 수도 워싱턴에선 지난주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이날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워싱턴은 당장 21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간다. 시 공무원들은 부스터샷도 맞아야 한다. 워싱턴의 최근 1주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360명(지난 19일 기준)으로 2주 전보다 무려 252%나 증가했다. 메릴랜드주에선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의 남편인 래리 호건 주지사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뉴욕주도 전날 2만3400건의 신규 확진 사례를 기록하며 코로나19 핫스폿으로 떠올랐다. 4일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추가 대응 계획을 발표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백신 접근성을 늘리고, 접종을 촉구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국가 폐쇄에 대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자와 감염 후 완치자도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백신을 맞았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도 다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몇 주 동안 각국 정부가 최대한의 예방조치를 취하고 대규모 대면 모임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확진자가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에 따르면 이날 남아공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515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11월 말 오미크론의 존재가 확인된 이후 이달 9일 2만8868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주말을 제외하곤 2만명대를 유지하다 16일 1만909명, 17일 1만8029명, 18일 8530명, 19일 3626명으로 줄고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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