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중 4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3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 전반적으로 만혼(晩婚)이 늘고 첫 출산 연령이 점점 뒤로 밀리는 것과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 중 40세 이상 비율은 17.2%로 나타났다. 불과 3년 전인 2017년 전체 육아휴직자 중 40세 이상 비율이 9.5%였음을 고려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8세 혹은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가 육아휴직 대상이 된다. 육아휴직자 중 40대 이상 비율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자녀를 늦게 가진 가정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은 33.23세, 여성은 30.78세로, 2017년(남성 32.94세, 여성 30.24세)보다 남녀 모두 조금씩 높아졌다. 첫 출산 평균 연령도 2017년 32.60세에서 지난해 33.13세로 점점 늦어지는 추세다.
남녀 모두 40세 이상 육아휴직자 비율은 해마다 증가해왔다. 2016년 전체 여성 육아휴직자 중 40세 이상은 불과 5.9%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여성 육아휴직자 중 12.7%가 40세 이상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중 40세 이상 비율은 32.6%로 43.4%를 차지한 30대 후반(35~39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30세 미만 남성 육아휴직자는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중 3.4%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수는 16만9345명으로 전년 대비 6089명(3.7%) 증가했다. 여전히 기업체 규모별로는 300명 이상 대기업 비율이 63.5%로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2019년보다는 이 비율이 1.6%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50~299명이나, 5~49명, 4명 이하의 중소기업 휴직자의 비율은 각각 0.4~0.7% 포인트씩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태어난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4.2%에 그쳤다. 그나마 1년 전보다 1.2%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아빠가 된 남성 중 육아휴직을 쓴 남성의 비율은 3.4%에 그쳤다. 특히 종사자 수 규모가 4명 이하거나 5~49명인 소규모 기업체 종사자의 경우 육아휴직 비율이 2.0%, 1.2% 수준에 그쳤다. 아빠가 되고도 육아휴직을 한 남성이 100명 중 1~2명에 그친 셈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