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1억 이상 ‘빚 폭탄’ 중·장년 3년새 88만명 폭증

입력 2021-12-22 00:03
연합뉴스

갚아야 할 대출 잔액이 1억원 이상인 중·장년층(만 40~64세)이 3년 새 88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유주택자의 대출 잔액 중앙값은 9840만원으로, 무주택자의 대출 잔액 2780만원보다 3.5배 많았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0년 중·장년층 행정통계’를 보면 지난해 대출 잔액이 1억원 이상인 중·장년층은 395만8000명으로 전체의 34.9%를 차지했다. 2017년 대출 잔액이 1억원 이상인 중·장년층이 307만6000명(28.3%)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3년 새 88만2000명이 증가했다. 대출 잔액의 중앙값도 2017년 3911만원에서 지난해 5200만원으로 1289만원 올랐다.


대출 잔액 중앙값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대출 잔액 중앙값은 1년 전 4856만원 보다 7.1% 늘었다. 대출 잔액이 1억~2억원인 비율은 17.8%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늘었고, 대출 잔액이 3억원 이상 비율도 9.5%로 0.8%포인트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초반의 대출 잔액 중앙값이 63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소득 수준에 따른 대출 양극화 현상도 있었다. 소득 1억원 미만 구간은 ‘대출 잔액 없음’ 비중이 가장 컸고, 소득 1억원 이상 구간은 대출 잔액 3억원 이상인 경우가 25.5%였다. 대출이 늘어난 데 비해 소득 증가는 크지 않았다. 중·장년층의 평균 소득은 3692만원으로 1년 전보다 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장년층의 절반 이상인 59.1%은 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다.

중·장년 가구 중 유주택 가구는 64.3%였다. 가구원 중 한 명이라도 주택을 소유한 경우다. 주택 가격별로 보면 6억원 초과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 가구 비중은 14.1%로, 전년 대비 3.9%포인트 늘었다. 3억~6억원 주택을 소유한 비중도 20.8%로 2.4%포인트 증가했다. 장년층으로 갈수록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중이 높았고, 2주택 이상 소유한 가구도 늘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