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7년 6개월 모아야 서울서 원룸 전세라도

입력 2021-12-22 04:05
서울 용산구 일대 단독주택과 빌라 전경. 이한결 기자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서울에서 원룸(전용면적 30㎡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전셋집을 구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7년6개월 동안 저축해야 한다. 월세라면 월급의 2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해야 한다. 수도권에 밀집한 1인 생활자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 3는 올해 1~10월 서울의 실거래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월세를 조사한 결과, 원룸(전용 30㎡ 이하) 주택의 평균 월세는 40만원, 보증금은 2703만원이었다고 21일 밝혔다. 자치구별로 강남구(55만원)와 서초구(51만원), 중구(48만원), 마포구(45만원), 용산구(44만원), 송파구(43만원), 종로구(43만원), 광진구(41만원), 서대문구(41만원) 등 9곳의 월세 가격이 평균보다 비쌌다.

올해 최저임금(8720원)을 받는 사람이라면 월급(182만2480원, 유급주휴 포함)의 21.9%를 월세로 지출해야 한다. 전세도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1~10월) 서울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전용 30㎡ 이하 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1억6361만원이었다.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보증금을 마련하려면 한 푼도 쓰지 않고 7년6개월간 모아야 전세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전액 저축을 기준으로 전세금을 마련하는데 가장 오래 걸리는 서울의 자치구는 서초구(2억5544만원)로 약 11년8개월이나 필요하다. 강남구(10년6개월)와 강서구(9년5개월), 양천구(9년3개월)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원룸 전월세 가격의 상승은 1인 생활자 주거비 부담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인 가구는 936만7439가구에 달했다. 전체의 40.1%를 차지했다. 1인 가구 비중이 40%를 넘어서기는 처음이다. 서울에서도 전체 가구의 34.9%인 약 139만 가구가 1인 가구로 집계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