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026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목표를 17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빠르게 확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쓰는 E-GMP와 별도로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장재훈(사진) 현대차 사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그룹은 2026년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를 100만대에서 170만대로 늘렸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를 합친 수치”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내년 판매 목표치는 22만대를 제시했다. 올해 예상되는 전기차 판매량 14만대보다 56%가량 늘어난 수치다.
장 사장은 빨라진 전동화 계획에 맞춰 보다 많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26년에는 현대차에서만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3개의 라인업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이오닉5에 적용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는 별도로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도입계획도 공개했다. 장 사장은 “단일 플랫폼으로 여러 차량을 만든다는 것은 우리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단지 하나의 플랫폼에만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시장 공략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장 사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맞춰 2030년까지 우리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울 것”이라며 “구체적 목표는 북미 판매법인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공장 증설과 관련해서는 “(앨라배마 공장 외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과 기존 공장을 증설하는 것 등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새롭게 늘어나는 생산라인은 오로지 전기차를 위해 지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기차와 관련해 충전 인프라 등 여러 이슈가 남아있지만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대하는 태도에 변곡점이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