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의 미래가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시흥 배곧 신도시에는 밤에만 운행하는 자율주행차가 있다. ‘마중’이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서비스는 심야 대중교통이 끊긴 밤 시민들의 귀가를 돕기 위해 마련됐다. 국토교통부 지원을 받은 서울대 산학협력단 컨소시엄이 자율주행차를 제작하고 관련 인프라를 완성했다. 신기술이 사회에 적용되기까지 고비도 있었다. 택시와 비슷한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다 보니 업계 반발이 이어졌다. 설득 끝에 한 달에 150명 수준의 승객만 태우기로 약속했다. 시민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자율주행차를 타고 퇴근하던 시민 1250명 중 91%가 서비스를 혁신적이라 답했고 93%가 재이용 의사를 밝혔다.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의 자율 주행 트랙. 자동차의 미래를 열기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차량들은 다차로 군집 주행 연습에 한창이었다. 차량과 차량이 서로 통신으로 연결돼 출발부터 제동까지 정확히 일치하게 움직인다.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좌회전 신호 동안 10대 정도 통과한다면 제어된 군집 주행 차량은 그 배가 통과한다. 이를 위해선 크게 2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바로 측위 기술과 탐지 기술이다.
측위 기술은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로 ‘내가 어디에 있는지’에 답을 해준다. 측위 정확도가 수 ㎝의 고정밀 관성 GPS를 이용해 정확한 위치를 측정한다. 다음은 탐지 기술이다. ‘내 주변에 뭐가 있는지’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세밀하게 탐지해낸다. 라이다라 불리는 고정밀 탐지 장치는 선박이 바다를 향해 쏘는 수중음파탐지기처럼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반사되어 들어오는 정보를 빠르게 판단한다. 레이저를 이용한 덕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관하고 낮이든 밤이든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도심에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은 고려할 요소가 많아 난도가 높다. 전파 방해와 고층빌딩으로 인한 GPS 블록 현상이 빈번하고 신호 없이 움직이는 차량을 예측해야 한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뀔 때 멈춰야 할지 지나가야 할지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신호등의 신호 체계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특히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은 시스템이 주변 환경 변화에도 운전제어권을 운전자에게 넘기지 않고 스스로 책임지는 만큼 유사시 대처 능력을 사람과 같은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높여야 한다.
화성=사진·글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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