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난 尹 후보 말만 듣는다” 이준석 “조, 거취 표명하라” 촉구

입력 2021-12-21 04:07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의혹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발 미확인 보도에 대한 대응 문제를 놓고 고성이 오갔다.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또 격돌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점점 콩가루 집안이 돼 간다”고 혀를 찼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정치를 하다 보면 같은 당이나 선거 조직 안에서 생각이 다를 수도 있지, 어떻게 군사 작전하듯이 일사불란하게 하겠나”라며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나”라고 파장 축소에 주력했다.

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20일 선대위 회의에서 조 최고위원에게 “일부 언론에서 ‘윤핵관’이라는 출처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식으로 (보도가) 나오니 이에 대응을 잘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나”고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대표가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당신은) 그럼 누구 명령을 듣나”고 묻자 조 최고위원은 “난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감정이 격앙돼 고성이 오갔다. 이 대표는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두 사람의 언쟁은 김씨 의혹에 대한 대응 문제로 촉발됐다. 이 대표가 먼저 김씨 의혹과 관련해 “당 내부 정리가 안 돼 있으니 선대위가 대응 기조를 알려 달라”고 말을 꺼냈다. 이에 조 최고위원이 “(윤) 후보의 얘기를 전달하겠다”고 운을 뗀 뒤 “아내에 대한 사과는 온전히 후보의 몫이고, 우리 당 의원들이 왜 도와주지 않느냐”라는 취지로 윤 후보가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 대표가 “공보단장은 ‘윤핵관’ 보도부터 대응하라”고 지시하면서 언쟁으로 번졌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자신을 비방하는 유튜브 방송 링크를 언론인에게 보냈다면서 페이스북에 “후보 활동을 알리고 의혹 제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해야지 이게 뭡니까”라며 “알아서 거취 표명을 하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으로 강성 페미니스트 인사인 신지예 한국여성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한 것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윤 후보는 영입 행사에서 “새로운 영입 인사들을 통해 국민의 지지 기반도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좀 더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젠더 갈등을 고조시키는 페미니스트 신지예씨의 영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