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등장한 지 한 달도 안 돼 각국 기업에 실질적인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주요 기업들을 사무실을 폐쇄하거나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연말 행사는 물론 중요 출장과 대면 회의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NBC방송 간판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가 방청객 없이 주말 쇼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출연진과 제작인력은 코로나19로 방송에 참여하지 못했다. 초대손님으로 출연한 영화배우 톰 행크스는 오프닝에서 “오늘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모든 사람이 대규모 크리스마스 쇼를 하기로 계획했지만 코로나19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독일 캠핑용 차량 전문업체 LMC 카라반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공장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수 발생해 지난 17일 저녁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오미크론 감염자만 직원 47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백신 접종률이 약 75%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상태였다. 미접종자는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소재 목재가공회사 우드마이저는 이달 첫 대면 이사회 회의를 막판에 가상회의로 돌렸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강화된 여행지침 때문에 유럽에 거주하는 이사들이 미국에 왔다가 장기간 격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스턴 대형 법률회사 롭스앤그레이도 지난 9일 예정이던 200명 규모 연례 오찬을 전날 취소했다.
자영업자들도 다시 힘들어지고 있다. WSJ는 토요일인 지난 18일 저녁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월요일까지 문을 닫게 된 뉴욕 맨해튼의 조셉 리어나드 레스토랑 사례를 전했다. 토요일은 한 주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날인 만큼 타격이 컸다.
레스토랑 운영자 가브리엘 스툴먼은 “지난 72시간은 정말로 상황이 고조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그가 뉴욕에서 운영하는 식당 4곳에선 직원 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른 직원들도 검사를 받게 되면서 토요일 낮까지도 일손이 부족했다고 한다.
맨해튼 시내에서 약 37년간 미용실을 운영해온 랜스 라핀은 “지난 며칠 동안 고객 서너명이 확진자 근처에 있었다는 이유로 예약을 취소했다”고 WSJ에 설명했다.
그의 단골 중 다수가 인근 회사 직원인데 반복되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택근무가 지속되면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처지다. 그는 “이제는 잡을 수 있는 닻도 없다”며 “당황스럽고 지친다”고 토로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