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감 살아있네… 돌아온 우즈, 부활 예감

입력 2021-12-21 04:07
타이거 우즈가 아들 찰리와 함께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튼 골프클럽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에 출전해 최종 라운드 12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주먹을 맞대며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몇 주 전만 해도 이렇게 경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아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만든 것에 감사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는 1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튼 골프클럽(파72·7106야드)에서 열린 PNC 챔피언십 최종 2라운드를 마친 후 이같이 말했다. 아들 찰리(12)와 함께 대회에 나선 우즈는 버디 13개와 이글 1개를 뽑아내며 15언더파를 적어냈다. 1~2라운드 최종합계 25언더파 119타를 기록한 우즈 부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존 댈리 부자에게 돌아갔다.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 또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20명이 가족 한 명과 팀을 이뤄 겨루는 이벤트 대회다.

우즈 부자는 이날 우즈의 상징이라 불리는 빨간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팀 우즈’는 거침없는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3번 홀(파5)에선 우즈가 두 번째 샷을 2m 근처에 붙이자 찰리가 퍼팅을 깔끔하게 성공시켜 이글을 기록했다. 팀 우즈는 11개 홀 연속 버디, 이틀 연속 ‘노보기’ 등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였지만, 최종합계에서 대회 최소타를 거둔 존 댈리 부자에게 밀리며 2타자 뒤진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던 우즈의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우즈는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차량 전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재기가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재활에 매진한 우즈는 대회를 앞두고 “9개월 동안 지옥이었다”고 밝혔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좋은 몸 상태는 아니었다. 우즈는 대회 내내 자주 카트를 탔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특유의 샷감은 살아있었다. 특히 전날 열린 1라운드 11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샷을 320야드나 보냈다. 날카로운 아이언샷도 여전했다. 쇼트 게임에서 보여준 예리한 플레이도 우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우즈는 경기 직후 “올해 초의 시작이 좋지는 못했지만, 지난 7개월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열심히 했다”며 “모든 고통엔 가치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들과 호흡을 맞춘 것에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작년에 2개의 보기를 했는데 올해는 하나도 안 했다”며 “찰리는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샷을 했다. 퍼트도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투어 복귀와 관련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즈는 “당분간 몸을 만드는 데 주력하려 한다”며 “현재 투어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외신은 그러나 “성공적인 복귀전이었다” “다시 우승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보도하며 우즈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팬들도 기적처럼 필드에 돌아온 우즈에게 환호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