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널’ 손흥민이 명실상부 토트넘 홋스퍼의 ‘레전드’로 거듭나고 있다. 2015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7시즌 만에 300경기에 출전해 대체불가 선수가 됐다. 특히 시즌을 거듭할수록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1-2022 EPL 홈 경기에서 7호골을 터뜨렸다. 1-2로 뒤지던 토트넘은 리버풀전에서만 8연패를 할 뻔했지만 손흥민의 골로 2대 2 무승부를 챙겼다.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18라운드 기준으로 3경기를 덜 치른 토트넘은 승점 26점으로 리그 7위 자리를 유지하며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손흥민은 이날 골로 토트넘 이적 후 300경기 출전을 자축했다. 독일 함부르크SV,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손흥민은 2015-2016 시즌 토트넘으로 이적해 이날까지 EPL 211경기 등 공식전에서 총 300경기에 출전해 115골을 기록했다. 입단 첫 시즌 40경기 8골 6도움으로 적응을 마친 손흥민은 이후 매시즌 20골 안팎의 득점을 책임지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자신의 EPL 200번째 경기(왓포드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으며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리그에서는 20일 현재까지 총 77골(4골-14골-12골-12골-11골-17골-7골)을 기록하며 ‘100골 클럽’ 가입도 머지않았다. 1992년 EPL이 풋볼리그로부터 독립 출범한 이래 EPL에서 100골을 넣은 선수는 32명뿐이다. 가장 최근은 지난 11일 울버햄튼전에서 골을 넣은 맨체스터 시티의 라힘 스털링이다. 손흥민이 현재 페이스대로 골을 넣는다면 이번 시즌을 포함해 이르면 2시즌 내에 100골 달성이 유력하다.
단순히 득점만 늘어난 게 아니다. 시즌을 거쳐오며 강팀을 상대로 한 골이 많아지면서 팀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일 현재까지 빅4를 구성하는 맨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널과 경기에서 첼시전을 제외하고 모두 골을 넣었다. 토트넘 입단 후 최다 골을 기록한 지난 시즌도 빅4(맨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 가운데 첼시전을 제외하고 모두 골맛을 봤다.
이전까지만 해도 손흥민은 리그 내 강팀과 경기에선 골이 많지 않았다. 2015-2016 시즌부터 2019-2020 시즌까지 5시즌 동안 총 53골을 넣었는데 빅6를 상대로 넣은 골은 각 시즌 1골로 총 5골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두 시즌에는 강팀을 상대로도 골을 넣으며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은 300경기 출전 이후 소셜미디어에 경기 사진과 함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클럽에서 300경기를 뛰게 돼 정말 자랑스럽다”고 썼다. 토트넘 구단 공식계정은 “스퍼스의 아이콘”이라는 댓글로 손흥민을 축하했다. 손흥민은 지난 7월 토트넘과 4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계약만료인 2025년까지 토트넘에서 뛴다면 10년을 한 클럽에서 뛰게 된다.
손흥민은 앞서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선정한 ‘올해의 아시아 남자 선수’로 뽑혔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