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가 이끌던 한교총, 1인 대표회장 체제로

입력 2021-12-21 03:01
류영모(왼쪽 세 번째) 신임 한교총 대표회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5회 한교총 정기총회에서 직전 대표회장인 소강석(왼쪽 첫 번째) 장종현(왼쪽 두 번째) 목사, 이철 감독회장으로부터 취임패를 전달 받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5회 정기총회를 속회하고 신임 대표회장으로 류영모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을 선임했다. 공동대표회장으로는 고명진(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강학근(예장고신) 김기남(예장개혁) 이상문(예수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을 선임했다. 총회에는 32개 회원 교단 총회 대의원 280명 중 179명(위임 포함)이 참석했다.

한교총은 이번 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3인의 공동대표회장 체제에서 1인 대표회장 체제로 탈바꿈했다. 류 대표회장은 법인이사장을 겸하며 법적 대표권도 갖는다. 임기는 1년 단임제다. 공동대표회장은 대표회장을 보좌한다.

류 대표회장은 취임사에서 “1인 대표회장 체제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많음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세상에서 교회의 영향력은 작아지고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비판은 극에 달하고 신뢰도는 절벽 추락하고 있다”며 “바로 이때 한국교회가 힘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위기의 시대일수록 예수님처럼 낮은 자리로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십자가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교총이 복음과 진리, 정의의 터 위에 굳건히 세워지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취임사에서는 정부와 동반자로서 상호 존중하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협력해 갈 것도 밝혔다. 다만 기독교교육의 건학 이념을 지켜가며, 양성 평등의 성경적 가정을 지켜 하나님 나라를 세우라는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을 지키는 일에는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후위기와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나서고, 다음세대에 희망을 주며, 정의와 약자 편에 설 뜻도 전했다.

한교총은 이날 직전 대표회장 소강석 장종현 목사와 이철 감독회장을 비롯해 신정호(예장통합) 안성삼(예장개혁) 엄진용(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김일엽(기침) 고영기(예장합동) 목사로 구성된 통합추진위원회를 조직했다. 통합추진위원회는 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과의 기관 통합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총회에서는 평화통일위원회 등 10개 상임위원장도 선임했다. 특별위원회로는 기후환경위원회, 코로나19대응위원회, 정관개정위원회를 신설해 사회적 이슈에도 적극 대응토록 했다.

한교총 신임 임원진이 총회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상문 강학근 공동대표회장, 류영모 대표회장, 고명진 김기남 공동대표회장(왼쪽부터).

한교총은 총회 참석자 명의로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교회 예배의 회복, 교계 연합기관 통합 추진을 비롯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건강가정기본법,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 반성경적 내용이 담긴 법률 제정을 막겠다는 뜻을 담았다. 대선을 앞둔 한국사회가 좋은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류 대표회장 등 신임 임원진은 총회 후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찾아 기도회와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