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지인이 아파트를 사들인 비율이 1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충남과 강원, 충북, 세종 등이 상위권이다. 외부 수요자들이 이 지역의 아파트를 많이 사들인 것이다. 수도권에서는 ‘탈서울 수요’가 몰렸던 인천에서 외지인의 아파트 매매 비율이 가장 높았다. 주로 ‘규제 풍선효과’가 나타난 지역에서 외부인 매매가 크게 느는 모습을 보였다.
20일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매매 거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1~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 59만7557건 가운데 외지인 거래량은 17만5194건으로 29.3%를 차지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약 16년 간 기록 가운데 최고치다.
서울 강남 등에서 시작된 정부 부동산 규제와 수요자의 술래잡기가 전국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이전의 전국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율은 2008년 23.5%가 최대였다. 2013년에는 18.2%로 가장 낮았고, 2015년까지 20%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 꾸준히 20%를 넘어섰다. 규제가 강화돼 곳곳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했던 지난해엔 처음으로 24%를 돌파했고, 올해 29.3%로 크게 상승했다.
시·도별로 보면 충남과 충북은 각각 42.9%, 39.4%로 외지인 아파트 매매비율에서 1위, 3위에 올랐다. 청주와 천안 등이 호재로 주목받았고, 이 지역이 규제 영향권에 들어간 이후로는 진천, 음성 등으로 열기가 옮겨가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될 때에도 비규제지역으로 남았던 강원도는 외지인 아파트 매매비율이 39.7%로 40%에 육박했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로 투기가 몰렸던 세종은 38.4%를 찍었다.
인천은 35.5%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에서 이동한 수요를 받아낸 경기도(29.3%)도 30% 코앞에 이르렀다. 이미 지난해 집값이 폭등한 서울은 20.3%로 전체 17개 지역 중 15위에 그쳤다. 그외 20%를 넘지 못한 지역은 지난해 외지인 투자가 몰렸다가 조정대상지역이 대폭 확대된 부산(18.3%), 미분양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대구(17.3%)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