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준금리 0.05%p 인하… 주요국과 반대 행보

입력 2021-12-21 04:07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추이. 빨간색 그래프는 5년 만기, 파란색 그래프는 1년 만기 LPR 수치를 나타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이번 달 1년 만기 LPR이 지난달보다 0.05%포인트 낮은 3.8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인민은행 홈페이지 캡처

중국 금융 당국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20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줄줄이 금리 인상을 단행해 돈줄을 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이번 달 1년 만기 LPR이 3.8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3.85%를 유지했던 데서 0.05%포인트 낮아졌다. 5년 만기 LPR은 4.65%로 변동이 없었다.

LPR은 중국의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의 평균치다. 인민은행은 매달 20일 LPR을 고시해 전 금융기관이 대출 업무의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LPR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취합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인민은행이 각종 통화 정책을 활용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LPR을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 경제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 정부의 각종 규제가 겹치면서 올해 하반기 들어 둔화세가 뚜렷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은 지양해왔는데 이번에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LPR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15일에는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낮춰 1조2000억 위안(223조원)의 장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의 TV스크린에 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세계 주요국의 행보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영국 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15%포인트 올렸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해 들어 두 차례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중국은 경기부양에 방점을 찍는 반면 미국 등은 기록적인 물가 상승을 꺾는 게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다만 LPR 0.05%포인트 인하는 경기 둔화세를 완화하기 위한 제한적 조정으로, 전면적인 경기 부양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이 지난 10일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도 경제 정책 키워드로 ‘안정’을 제시한 것과 같은 흐름이라는 평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