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설상가상으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침투하며 봉쇄조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6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주 전보다 31% 증가한 12만4413명으로 집계됐다. 7일간 하루 평균 입원 환자도 20% 증가한 6만8400여명, 하루 평균 사망자도 23% 늘어난 1288명이나 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진앙이었던 뉴욕주에선 지난 17일 2만102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세웠다.
이에 기업들은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 재개 계획과 크리스마스 파티 등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CNN 방송도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비필수 인력의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미국풋볼리그(NFL)와 미국프로농구(NBA) 등 스포츠계도 경기 일정을 잇달아 취소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대응의 초점을 확진자 수에서 중증 환자 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하비어 베세라 미 보건장관은 “우리는 이제 중증도가 문제가 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문제는 확진자가 아니라 중증도”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서둘러 위드 코로나를 접고 봉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2만5000명에 육박한 영국에선 런던시가 18일 ‘중대사건’을 선포하고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중대사건은 지역 당국이나 응급서비스, 국민보건서비스(NHS) 등이 특별조치를 이행해야 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을 말한다.
네덜란드는 19일부터 다시 전국적인 봉쇄에 들어간다. 슈퍼마켓, 약국 등 필수 상점을 제외한 비필수 상점과 술집, 식당, 영화관, 공연장, 박물관 등은 당장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학교도 내달 9일까지 문을 닫아야 한다. 아일랜드는 오후 6시 이후 술집 이용이 금지된다. 덴마크도 극장, 공연장, 놀이공원, 박물관을 폐쇄했다.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13일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데 이어 18일 오미크론 해외유입이 2건 추가됐다. 일본에선 해외 방문 이력이 없는 사람의 첫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지난 1년간 구축한 모든 시스템이 통제 불능 상태로 빠르게 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확진자 급증이 입원율 증가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확진자 급증으로 자가격리에 처해지는 의사·간호사가 많아져 의료진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위스 베른대 사회예방의학연구소 엠마 호드크로프트 박사는 “의료 시스템 차원에서는 급증하는 환자로 인해 의료붕괴를 유발시켜 오히려 사람들에겐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