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다시 ‘퐁당퐁당’ 등교… 학부모 ‘부글부글’

입력 2021-12-20 00:02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일부 학교들이 20일부터 원격·등교 수업을 병행하는 ‘퐁당퐁당’ 등교로 돌아간다. 정부는 전면등교 시행 4주 만에 다시 학교에 밀집도 기준을 적용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지만 학부모들은 ‘학교 방역이 원칙 없이 왔다갔다해 혼란스럽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학부모 불만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학부모 단체 등을 통해 많이 표출되고 있다. 김수진 전국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2년이 다 돼 가는데 정부는 여론 변화에 따라 오락가락 교육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말 아이들을 최우선에 두고 짜는 정책인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초등학생 학부모들이 많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년 전부터 감염 우려에 학원도 안 보내고 있는 직장인 엄마들은 참 속이 시끄럽다” “당장 가정보육이 힘든 맞벌이 가정은 원격수업이 코로나19만큼 두렵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는 모습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재가 정책 신뢰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감염병 사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내년에도 혼란 상황이 반복될 것이란 우려로 옮겨붙고 있다. 경기도 지역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는 워킹맘인데 정부가 또 오락가락할까 걱정된다”는 글이 다수의 공감을 얻었다. 이윤경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학교 현장에서 확진자가 나와 등교가 중단됐을 때 돌봄 공백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중단된 교과 과목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등을 두고 공신력 있는 시스템 구축보다 각 학교와 교사의 역량에 떠넘겨 왔다”고 비판했다. 전면등교냐, 아니냐는 ‘구호’에 매몰돼 정작 학부모들에게 필요한 ‘디테일’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유동적인 감염병 상황 탓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정부 반론이다. 또한 다른 분야의 거리두기 조치와 달리 학교 현장에는 혼란을 줄일 최소한의 시간을 줘 왔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이번 전면등교 철회는) 국가 전체적인 방역 대응 체제의 변화로 거리두기 단계 격상, 비상조치 실시 등에 따른 사전 예고된 조치”라며 “사전 예고된 학사 운영 지침을 적용하는 것으로 원칙이 없어 예측이 불가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학부모·학생의 반발에도 정책을 고수하면 ‘불통’이란 비난을, 수용해서 조정하면 ‘일관성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한 속앓이로도 읽힌다.

정부가 지난 16일 내놓은 가이드라인은 초등 1, 2학년은 매일 등교하고 초등 3~6학년은 4분의 3 등교하도록 돼 있다. 중·고교는 3분의 2 등교를 원칙으로 한다. 적용 대상은 수도권 전체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 학교다. 코로나19 유행 정도에 따라 시·도별로 등교 인원이 다르다. 서울과 인천은 초등학교 밀집도를 3분의 2로 제한해 3~6학년 중 2개 학년만 등교하고 나머지는 원격수업을 하도록 했다. 정부 가이드라인보다 강한 조치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이형민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