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무색한 ‘잭팟 광풍’… FA시장 1000억 시대 오나

입력 2021-12-20 04:08

그야말로 ‘광풍’이다. ‘100억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3명이나 탄생하는 등 KBO 리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선 연일 ‘빅딜’이 터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구단 수입이 감소해 시장이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예측과 반대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아직 대어급 선수들이 남아있어 과거 FA시장 최고액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19일 기준 FA 시장에서 계약을 체결한 6명 선수의 총액을 합치면 482억원이다. FA 신청 선수 14명에 양현종을 포함한 15명의 선수가 시장에 나와 있음을 고려하면 절반 미만의 선수가 계약을 체결했는데도 500억원에 가까운 돈이 오갔다.

이번 FA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관중 입장과 광고 수입이 줄어든 탓에 역대급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구단들이 선수들의 ‘몸값’에 부담을 느낀다는 반응과 오미크론 등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로 다음 시즌에 관중 입장이 가능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 같은 예상은 FA 시장 개장 하루 만에 빗나갔다. 한화 이글스가 포수 최재훈과 5년 최대 5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수비가 뛰어난 데다 출루율까지 높아 좋은 조건에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은 있었지만, 시장에 광풍이 불 조짐으로 읽혔다.

‘1호 계약’ 이후 2주가 넘도록 잠잠했던 FA 시장은 지난 14일부터 연일 ‘잭팟’을 터뜨렸다. LG 트윈스가 박해민과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했고, NC 다이노스가 박건우를 6년 총액 100억원에 영입했다. 박해민을 LG에 내준 삼성은 올 시즌 14승을 수확한 투수 백정현을 4년 총액 38억원에 계약했다.

17일에는 두 명의 선수가 ‘1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 베어스가 내부 FA였던 김재환과 4년 최대 11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LG가 김현수와 6년(4+2) 최대 115억원에 계약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일주일 새 3명의 100억원 선수가 탄생한 것이다. 이들 선수 이전에 100억원대에 계약한 선수는 역대 5명에 불과하다.

대어급 선수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나성범이다. 나성범은 100억원 중반의 몸값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양현종도 아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은 상태다.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 KT 위즈의 첫 통합우승을 이끈 황재균, ‘국민 거포’ 박병호 등도 있다.

이 때문에 올해 FA 시장은 역대 최고액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FA 역대 최고액은 2016년 766억2000만원이다. 일각에선 FA 시장 규모가 800억원을 넘어 1000억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