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정은 10년… 핵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와라

입력 2021-12-20 04:07
유엔이 지난 17일 북한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17년 연속 채택이었다. 결의안에는 미국 일본 독일 등 60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한국은 2019년 이후 3년째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북한을 5년 연속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다.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해왔다는 이유였다.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날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10주기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대 세습이 시작된 시점이다. 김 위원장은 김정일 사망 직후인 2011년 12월 30일 27살에 북한군 최고사령관에 올랐다.

김정은의 10년은 핵 개발과 독재, 빈곤의 10년이었다. 김 위원장은 집권 기간 핵실험을 네 차례 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세 차례를 포함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60회 이상 실시했다. 북한은 스스로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국가는 없다. 김정은 10년 만에 당 총비서, 행정부 수반인 국무위원장, 군 최고사령관이 됐다.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을 숙청하거나 암살하며 지배체제를 강화했다.

잇따른 핵 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가 강화됐고, 북한 경제는 계속 악화됐다. 통일부의 ‘김정은 정권 10년 관련 참고자료’에 따르면 북한 경제는 대북 제재 이후인 2017년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서 지난해까지 역성장, 저성장이 계속됐다. 최근 발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영양 부족 비율은 42.4%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나쁜 수준이다. 김 위원장의 핵심 정책인 ‘핵·경제 병진 노선’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핵보유국 환상에서 벗어나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김 위원장이 강조하는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결코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