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불신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현직 의사들이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양심 고백하듯 모든 코로나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어 단순 괴담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백신 불신론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최근 청소년 방역 패스가 논란이 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더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19일 0시 현재 코로나 위중증 환자 수는 102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유턴과 함께 추가 접종인 부스터 샷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백신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의료인 연합’이라는 단체가 만든 유튜브 동영상에는 자신을 의사 간호사 치과의사 등으로 밝힌 사람들이 등장해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접종 중인 백신들은 급하게 개발되느라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대중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 명확한 정보 제공이 없이 접종을 사실상 강제화하고 백신 패스를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식 의료 면허를 취득한 자만 가입할 수 있다는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는 이날 229명의 명단이 올라와 있다.
대다수 의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이 괴담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축한다.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온갖 음모론과 백신 불신론이 등장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불신론 확산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정부의 방역 정책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방역 패스, 전면 등교, 거리두기 강화 등 방역 정책이 과학적 분석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라 좌우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백신 불신론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축적된 백신 접종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마땅하다. 특히 청소년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안심시키지 않는 한 백신 불신론은 언제든 확산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사설] 백신 불신론 막으려면 데이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입력 2021-12-20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