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면 완성차 업체들이 제공하던 각종 할인 혜택이 올해는 대폭 줄었다. 차량 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재고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이달 할인 혜택은 지난달과 거의 비슷하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통상 12월은 모델 연식이 바뀌기 전에 재고를 소진해야 하고 실적을 마감하는 달이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할인 혜택을 쏟아낸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19일 “12월은 연간 할인율이 가장 높아 업계에선 최대 성수기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반도체 수급 문제 등이 겹치면서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며 “차는 적게 생산되는데 찾는 사람은 많다 보니 완성차 업체들이 할인 혜택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량은 76만1975대로 지난해 3분기(92만1583대)보다 20.9%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급감했던 2008년(76만121대) 이후 13년 만에 최소치다.
외국계 완성차 업체도 마찬가지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현재 재고가 없다. 올해 안에 계약을 하더라도 출고까지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볼보가 최근 출시한 중형 SUV XC60도 구입하려면 1년은 기다려야 하는 지경이다. 이렇다 보니 올해 상반기 차종별로 두 자릿수 할인을 내세우며 공격 판촉에 나섰던 벤츠 딜러사는 할인 혜택을 거의 없앴다. BMW 딜러사도 차종에 따라 10% 이상이었던 할인율을 5% 안팎으로 축소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