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조902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7%(3조180억원)나 증가했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1년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이커머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는 몸달고 있다. 점점 빨라지는 디지털 전환에 발맞춰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린다.
롯데온은 오는 22일까지 IT·UX(사용자경험) 직군 경력사원을 세자릿수 규모로 채용할 예정이다(사진 위). 지난해 4월 출범한 이후 첫 대규모 공개채용이다. 모집 분야는 PM(제품매니저), PD(제품개발자), 데이터, 테크, UX 부문의 25개 직무다. 사실상 롯데온의 IT분야 직군 대부분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쇼핑이 결합된 새로운 쇼핑환경 구현이 중요해졌다. 내년에도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발빠르게 IT인재 확보에 나섰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개발자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GS리테일은 최근 이커머스 전체 사업 영역을 총괄하는 디지털커머스 비즈니스유닛(BU)의 경력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채용 인원은 두 자릿수 규모다. 지난 7월 신설된 디지털커머스 사업 규모를 2025년 5조8000억원까지 키우기 위한 투자다. CJ올리브영은 지난 8월에 1999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IT인력을 채용했다. 별도 서류전형 없이 코딩 테스트만으로 지원자 역량을 검증했다.
유통업계가 개발자 확보에 뛰어들었지만, IT업계는 최고 대우를 보장하며 인력을 흡수하고 있다. 대표 IT기업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에 이어 당근마켓·토스·직방·야놀자가 추가된 ‘네카라쿠배, 당토직야’로 개발자가 몰리고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 6일부터 5주간 100명 이상의 전 직군 채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아래). 일주일에 20명가량을 뽑는 셈이다. 2015년 7월 3명으로 시작해 현재 임직원 수는 250여명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채용 규모가 2.7배씩 증가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전체 인원 중 개발 인력이 65~70%를 차지한다.
개발자 몸값이 치솟자 유통업체들은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고 있다. 내년 상장을 앞둔 SSG닷컴은 기술인력 전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내부 인력의 IT기업 유출을 막으려는 조치다.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고 있는 메쉬코리아도 지난 10월에 IT인력 유치를 위해 엔지니어링과 데이터 사이언스 직군 합격자에게 5000만원 사이닝보너스 또는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했다. 11번가는 지난 5월 개발직군 500만원, 비개발직군 250만원의 정액 임금인상을 단행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