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아내 논란 심려 끼쳐 죄송”… 與 “진정성 없는 억지 사과”

입력 2021-12-18 04:02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 등에 대해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의혹이 불거진 지난 14일 이후 사흘 만에 공식 사과가 이뤄진 것이다.

윤 후보는 그간 김씨 의혹에 대해 “저나 제 처나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사실 관계에 대해서는 “조금 더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조건 없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전격 수용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기자실을 찾아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도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는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기대하셨던 바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를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김씨에 대한 향후 수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제가 법과 원칙에 누구도 예외가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며 “확인해서 한참 뒤 사과 말씀을 드리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오늘 사과 말씀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확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씨의 직접 사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역대 대통령이 배우자 문제로 배우자가 직접 사과한 예는 없다”며 “윤 후보는 본인이 사과를 직접 하는 게 맞다고 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의 사과를 진정성이 없는 ‘억지 사과’라고 비판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강선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는 허위 경력 사용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지는 않은 채, 여론과 당내 압력에 굴복해 마지못해 사과했다”며 “진정성과 반성이 없는 억지 사과로 국민을 우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민석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페이스북에서 “표창장 하나로 조국 전 장관을 멸문지화 시키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대선에 나선 윤 후보가 아내 김씨의 허위 이력에 관대한 것은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추가로 불거진 장남의 성매매 의혹을 진화하는 데에 안간힘을 쏟았다. 이 후보는 이날 “저도 (사실을) 확인해봤는데 성매매 사실은 없었다고 한다”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선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또 장남의 도박 자금 출처와 관련한 질문에는 “제가 알기로는 은행에 빚이 좀 있다”며 “한 번에 몇십만원씩 찾아서 사이버머니를 사서 했나본데, 기간이 꽤 길어서 1000만원 이내를 잃은 것 같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선 윤 후보에 대한 공세가 지나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어차피 이 후보나 윤 후보나 네거티브전이 불가피하다면 우리 후보의 장점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동성 박재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