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하락세 본격화 조짐… 이자 부담까지 가중 영끌족 비명

입력 2021-12-18 04:07

수도권의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동남권과 서북권은 물론 경기도 화성, 동두천에서도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 ‘영끌족’들은 집값 하락·이자 부담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값 실거래가 지수는 전월(179.8) 대비 0.42% 상승한 180.6을 기록했다. 지수 자체는 올랐으나 상승폭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0월 중 상승폭은 지난 3월(0.27%)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구)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 하락이 전체 상승폭 축소를 견인했다. 직전 달 대비 각각 0.03%, 0.5% 하락했다. 이 지역들의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경기도는 10주 연속 실거래가 지수 상승폭이 축소되며 10월 초 0.41%였던 상승률이 이번주 조사에서는 0.11%로 4분의 1토막 났다.

특히 화성시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11%에서 이번주에는 0.02%로 하락 전환했다. 동두천시도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3%로 내렸다. 지난주 0.05% 올랐던 하남시는 이번주 보합 수준에서 마무리되며 체면치레에 간신히 성공했다.

화성시와 동두천시의 아파트값이 하락한 것은 각각 2년 1개월, 1년 2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두 지역은 수도권에서 가까우면서도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과 광역급행철도(GTX)가 도입된다는 소식이 맞물리며 올해 들어 가격이 급등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격히 상승한 부동산 값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자 ‘상투’를 잡은 집 주인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집값 하락세에 더해 이제까지 제로금리 수준으로 유지돼왔던 기준금리·대출금리가 본격적으로 정상화되면 영끌족은 집값 폭락과 이자 부담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