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로 ‘소비 타격’ 뻔한데… 홍남기 “올해 4%대 성장”

입력 2021-12-17 04:03
뉴시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올해 반드시 ‘4%대 성장 시현과 내년 3%대 성장 목표’를 위해 연말까지 민간 소비와 투자, 재정 집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민간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도 재정 집행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는 18일부터 시행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연말 대면 소비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비경중대본) 회의에서 이런 구상을 밝히면서 현재 각각 89.7%, 81.7% 수준인 중앙재정과 지방재정 집행률을 연말까지 98%, 8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경제성장률은 1.7%(1분기), 0.8%(2분기), 0.3%(3분기)로, 모두 합쳐 2.8% 수준이다. 정부가 지난 6월 제시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 4.2%를 달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최소 1.4%는 나와야 한다. ‘위드 코로나’ 영향으로 10월과 11월만 해도 각종 지표 호조가 이어졌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3분기였던 9월 103.8에서 10월에는 106.8, 지난달 107.6으로 계속 상승했다. 10~11월 카드매출도 1년 전보다 각각 13.4%, 13.6% 증가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연말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4분기 대면 소비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말 특수가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한 국책연구기관 고위 관계자는 “남은 2주 동안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간이 짧아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재정 집행률을 높이는 것 외에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경제성장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에서 국가채무는 점점 쌓여가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D2)와 공공부문 부채(D3)는 각각 945조1000억원, 1280조원으로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D2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 채무를 더한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국가채무를 나타내는 표준으로 통용된다. D3는 여기에 비금융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한 것이다. D2와 D3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각각 48.9%, 66.2%로, 1년 전보다 D2는 6.8% 포인트, D3는 7.3%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