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보복심리 특수… ‘1조 클럽’ 백화점 10곳 쏟아진다

입력 2021-12-17 04:05
올해 처음으로 점포당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갤러리아 명품관 이스트 외관 전경. 한화갤러리아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극명하게 바뀌었다. 전국의 백화점 가운데 최소 10곳이 점포당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코로나 보복소비’로 명품 브랜드를 둘러싼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유독 치솟았다. 보복소비가 백화점, 프리미엄 상품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백화점 점포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점, 롯데백화점 본점·잠실점·부산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판교점·무역센터점, 갤러리아 명품관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도 곧 ‘1조원 클럽’에 들어갈 전망이다.

가장 큰 성과를 낸 곳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다. 강남점은 2019년 이후 매출 2조원의 성적표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 단일 점포가 2조원 이상 매출을 내기로는 유일하다.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를 기준으로 보면 1조원 이상 매출을 내는 곳은 신세계 강남점을 포함해 10곳에 이른다. 현대백화점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등은 에르메스·샤넬 등 명품을 구심점으로 두면서 소규모 점포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갤러리아 명품관의 경우 2만7437㎡의 소규모인데, 1조원 매출을 돌파했다는 건 평당 월매출이 1000만원을 넘어섰음을 뜻한다. 업계에선 향후 2~3년 동안 백화점 3사 매출이 명품을 위주로 꾸준히 늘어난다고 관측한다.

백화점들의 매출은 최근 몇 년 동안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보복소비, 백신 접종률 증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등이 맞물리며 명품과 해외패션 매출이 급상승했다. 이에 맞춰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달라졌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이 해외여행 대신 국내에서 명품 등 고가제품을 구매하는데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올해 백신 접종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비심리가 되살아났다. 특히 명품, 해외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리빙, 골프 상품군의 매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굵직하고 강렬한 소비의 경험을 쌓는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는 당분간 명품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입소문이 난 식품 매장에 대한 공격 마케팅도 이어갈 예정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