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17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광화문이 현대에 겪은 변화상을 조명하는 특별전 ‘공간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광화문’(사진)을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남희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광화문의 의의를 “조선왕조의 중심이었다는 역사성, 한국 정치·외교의 중심이라는 정치적 상징성, 시민 문화 활동과 집단적 의사 표현이 이뤄지는 공공성이 혼재된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4부로 나뉜다. 각각 ‘다시 찾은 광화문’ ‘광화문 거리 개발과 건설’ ‘광화문 거리의 현대적 재구성’ ‘광화문 공간의 전환’이라는 소주제가 붙었다.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가다 보면 시간에 따라 변화한 광화문 모습을 만난다.
출품된 자료는 약 250건으로, 사진·신문기사·영상이 많다. 1945년 신탁통치 반대운동, 1960년 4·19 혁명, 1965년 한·일협정 비준 반대 시위, 1987년 민주항쟁, 2002년 한·일월드컵 응원 등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광화문이 주요 무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권정 학예연구사는 “정부는 서울올림픽을 유치한 뒤 도심 스카이라인을 계획하고 고층빌딩 건설을 독려했다”며 “그 과정에서 광화문 일대의 오래된 주택과 식당, 명문 학교와 학원, 출판사와 서점 등이 강남 등지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화문 광장이 내년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장한다”며 “광장을 다양한 가치와 주체, 활동이 공존하고 융합하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의 ‘한양의 상징대로, 육조거리’, 국립고궁박물관의 ‘고궁연화’(古宮年華) 전시와 연계해 기획됐다. 세 전시를 모두 보면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광화문과 경복궁 일대의 역사적 변천을 파악할 수 있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