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건희 총공세’… “메신저 추미애·안민석은 부담”

입력 2021-12-16 00:05 수정 2021-12-16 00:07
안민석 권인숙 서동용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김씨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허위 수상 경력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과거 겸임교수 임용 지원서에 허위 수상 경력을 기재했다는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이어갔다. 일부 의원들은 김씨를 향해 “가짜인생”이라고 비난하며 직접 해명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김씨 공격 전면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안민석 의원 등이 나서면서 “부담스럽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안 의원 등 민주당 의원 4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2013년 안양대학교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허위 수상 경력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이력서에 허위 경력을 적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김씨는 안양대 이력서에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이라고 기재했다. 그러나 공모전 주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수상자 명단 어디에도 김씨의 이름은 없었다고 민주당 의원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또 김씨가 이력서를 제출한 시점이 윤 후보와 결혼한 뒤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서동용 의원은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결혼 전 일을 갖고 윤 후보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했는데, 이제는 문제가 되나”라며 몰아쳤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씨가 수원여대에 증빙용으로 제출한 재직증명서도 위조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라는 회사의 설립 연도는 2004년인데, 김씨는 서류상 2003년부터 재직한 것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앞서 수원여대에 낸 ‘게임산업협회’ 재직증명서도 위조 논란이 있는 상태다.

안 의원은 “김씨의 가짜인생을 규명하는 일은 이제 시작”이라며 총 18개 이력을 검증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자수해 광명을 찾길 바란다”며 “윤 후보 역시 부인의 가짜인생을 두둔하지만 말고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 대립각을 세운 추 전 장관도 가세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김씨를 겨냥해 “권력이 욕망의 도구일 뿐 공적 책무감 같은 것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온다. 외부 제보 내용을 폭로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반격을 당할 수 있다.

추 전 장관과 안 의원 등이 주목받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추 전 장관의 경우 윤 후보 가족에 대한 사적 복수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다. 추 전 장관이 최근 페이스북에서 김씨의 유흥업소 종사 루머를 반복해서 거론하는 것도 여성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

안 의원은 과거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나선 윤지오씨를 옹호했다가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메시지가 문제가 아니라 메신저가 문제”라며 “스피커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럴 때일수록 공격 주체가 선대위로 일원화돼야 한다”면서 “스피커가 많아지면 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