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 영적으로 혼란스럽고 방황하는 성도들을 위한 책

입력 2021-12-17 03:05

중국의 위대한 영적 지도자인 워치만 니의 대표 저서는 ‘영에 속한 사람’입니다. 저는 20대 초반 신학생 때 처음 읽었습니다. 당시 장 칼뱅의 책을 읽다가 “사탄은 예리한 신학자다”란 말에 충격을 받고, ‘신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기도에 힘쓰면서 더 깊은 영적 성장을 갈망하던 때입니다.

‘영에 속한 사람’은 이런 갈증을 채워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저자가 25세에 이 책을 썼다고 해서 더 놀랐습니다. 20대 이후로 신앙생활을 하는데 많은 참고가 됐고, 신앙의 기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인간이란 영과 혼과 육으로 이뤄진 존재라고 말합니다. 영 혼 육 각각의 역할과 상호관계를 논하고, 영적인 삶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세상을 이해하고 때론 세상과 싸워나갈 수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그렇기에 영적으로 혼란스럽거나 방황하는 성도들을 어둠에서 건져내 신령한 생활에 눈뜨게 하고 성령으로 인도합니다. 성경에 근거한 이론과 실제 경험을 겸비한 균형 잡힌 책입니다. 성경을 제외하고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입니다.

우리 가정에선 몇 해 전에 이 책을 같이 읽으면서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습니다. 제 가족부터 이 책을 꼭 읽고, 영적 기초를 바르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신앙에 대해 각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신앙의 방향은 올바른지, 영적으로 막혀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서로의 영적 성향과 갈망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영적 성장에 관심이 있다면 숙독하시길 바라며, 가능하다면 같이 읽으며 의견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고 기도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신앙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현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라고 합니다. 각자가 왕이 된 시대, 자기의 소견대로 하는 시대, 스스로 주인이 돼 살아가는 시대입니다. 인간은 광대한 우주의 비밀까지 파헤치려 하지만 정작 자신이 누군지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성의 가치가 극대화되고 과학주의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영적인 갈망이 팽배하고 신비주의가 득세하는 혼란한 시대입니다. 사람들은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인격이 파괴되고 정신적으로 공허해지며 극단화돼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과 타인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정신을 파악하고 악과 싸우는 것이며, 더 나아가 하나님을 알고 그 뜻을 펼쳐가는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이런 일에 눈을 뜨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영성에 관한 책이 많지만 잘못된 방향으로 치우치거나 가볍거나 기준점을 잃은 경우가 많습니다. ‘영에 속한 사람’은 건강하면서도 강력한 영성의 기초를 놓는 데 꼭 필요한 책입니다.

황명환 목사(수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