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너무 많아” “후보가 경쟁력”… 李 정치스타일 ‘갑론을박’

입력 2021-12-16 04: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경북 포항 죽도시장에서 상인과 시민 등을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새로운 의제를 던지며 ‘단독 플레이’를 펼치자 당내에서는 이 후보의 정치 스타일에 대한 ‘갑론을박’이 빚어지고 있다.

당 중진 그룹에서는 이 후보가 너무 많은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본인이 던진 정책을 스스로 덮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이 후보가 최고의 경쟁력”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비해 정책 면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어 이 후보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15일 “후보가 만기친람(萬機親覽)하면 오히려 조급해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후보가 이렇게 메시지를 많이 던지면 자기 메시지를 자기가 먹어버리게 된다”면서 “그러면 국민은 아무것도 기억을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 후보는 최근 1주일 사이 굵직한 정책·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연일 쏟아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언급한 소상공인 100조원 지원안을 “지금 당장 하자”고 받았다. 또 9일엔 서울 종로 등 내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무공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12일엔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가능성과 국회의원 동일지역구 3연임 초과 금지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 후보가 당과 조율하지 않고 메시지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반발도 이어졌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겠다고 해서 질겁을 했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고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라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후보가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 특유의 결단력과 최근 보여준 정치적 유연성이 지지율 반등의 결정적 동인이었다는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지금 정치적 상황에 맞게 빠르게 결단하고, 결단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이 후보 말고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상품이 윤석열이라는 상품에 비해 얼마나 더 훌륭한지 더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공식 활동을 재개했다. 이 후보는 첫 일정으로 공공병원인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을 방문했다. 그는 “방역 지침 강화에 따라 자영업자와 국민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선지원하고 후정산하는 방식으로 지원과 보상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욱 정현수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