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지하 단층 수평 움직임 영향… 최근 동아시아 지진 연관성 없는 듯”

입력 2021-12-15 04:06

기상청은 14일 제주도 인근에서 규모 4.9로 강하게 나타난 지진의 원인을 ‘지하 단층의 수평 움직임’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근의 일본 지진 등 주변 지역 지진과의 연관성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이번 지진의 여진이 수개월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기상청은 제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지진 원인으로 한반도 주변 남해·서해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을 지목했다. 주향이동단층은 일종의 수평 이동 방식이어서 수직으로 이동하는 역단층·정단층에 비해 같은 규모라도 피해가 적다. 기상청 유상진 지진화산정책과장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지진의 피해는 절대적인 규모보다는 지진이 이동하면서 만드는 흔들림인 진도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수평 이동 방식이어서 지진해일(쓰나미) 발생 가능성 역시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유 과장은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일정 정도 이상 에너지 규모가 발생하면 지진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진해일을 일으킬만한 에너지는 없다”고 했다.

이번 지진 발생 후 최근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제주 지역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적은 있지만 큰 규모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 2일과 12일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각각 규모 4.0,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날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됐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현재로선 단정할 수 없지만 2011년 일본 지진 이후 경북 경주 지진이 발생했던 것처럼 (일본 지진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상청 관계자는 “동아시아 주변 지진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사실상 연관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반도의 지질 활동은 규모와 발생 횟수 측면에서 평균 범위 내라는 것이다.

추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 오후 7시30분 기준으로 9차례 여진이 관측됐다. 손 교수는 “이번 지진이 본진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나는 전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도 “수개월에서 1년까지도 여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