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 앞바다서 고려청자 등 유물 200점 발견… 난파선 흔적도

입력 2021-12-15 04:07

전북 군산 선유도와 무녀도 인근 바다에서 고려청자와 백자 등 다양한 유물(사진)이 발견됐다. 닻돌 등 난파선 흔적도 발견된 이곳이 ‘제2의 마도’가 될지 주목된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새만금방조제 중간 지점에 있는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약 60일간 조사를 진행해 고려청자 125점, 백자 49점, 분청사기 9점, 닻돌(닻이 물속에 잘 가라앉도록 매다는 돌) 3점 등 유물 200점 가량을 찾아냈다고 14일 밝혔다. 고려청자 중 81점은 그릇과 접시가 포개진 형태로 확인됐다. 화물로 선적했다가 배가 난파하면서 그대로 가라앉은 유물로 추정됐다. 바다에 침몰한 옛 선박의 부재로 짐작되는 나무 닻과 노도 발견돼 인근에 옛 선박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도자기 등 유물의 제작 시기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을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많은 배가 인근에서 난파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닻은 근대에 잘 사용하지 않는 형태라 옛 선박에서 떨어져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표면 조사에선 확인되지 않았던 고선박 4척과 청자 다발이 해저면 시굴을 통해 발굴됐다”며 “선유도와 무녀도 일대도 현재까지는 지표면 탐사만 했지만 앞으로 해저면까지 조사하면 마도처럼 선박 유적이 발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선 후기에 편찬된 사료인 ‘고군산진 지도’에는 이곳을 “조운선을 비롯해 바람을 피하거나 바람을 기다리는 선박들이 머무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내년에 정밀 발굴조사를 시행해 유물을 추가로 수습하고 옛 선박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