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불타오르고 있다. 한화 이글스가 포수 최재훈(32)과 ‘1호 계약’을 맺은 지 2주가 넘도록 잠잠했던 FA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박해민(31)과 박건우(31)가 연쇄 이동했다.
포문을 연 건 LG 트윈스였다. LG는 14일 오전 박해민과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금 32억원, 연봉 6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다.
박해민의 합류는 LG에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LG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3.57로 1위를 기록할 만큼 강력한 마운드를 가졌음에도 팀 타율이 리그 8위에 불과했다. 박해민은 리그에서 빠른 발과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2013년부터 9시즌 동안 1096경기에 나서 타율 0.286, 42홈런, 414타점, 318도루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넓은 수비 범위도 강점이다.
LG는 박해민 홍창기로 이어지는 KBO 리그 최고 수준의 테이블 세터진을 구축하게 됐다. 홍창기가 중견수를 맡아왔기 때문에 교통정리는 필요한 상황이지만 외야 수비도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명석 LG 단장은 “꼭 필요한 선수”라며 “리그 최고 수비력과 함께 공수주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NC 다이노스의 계약 발표가 이어졌다. NC는 이날 오후 박건우와 6년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박건우는 통산 타율 0.326, 88홈런 478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7시즌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정교한 타격을 자랑한다. 두산 베어스 출신의 양의지를 영입해 창단 첫 우승을 일궈낸 NC는 두산의 중심타선을 이끌어 온 박건우의 영입으로 공격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다시 한번 우승을 이뤄낼 계획이다.
임선남 NC 단장은 “NC가 내년 가을야구에 다시 도전하며 강팀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건우는 역대 6번째로 10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00억원 이상의 계약이 이뤄진 건 최형우 이대호 김현수 최정 양의지뿐이었다.
‘빅딜’이 연달아 체결되면서 잠잠했던 FA 시장이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인해 FA 시장이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대형 계약이 터져 나오는 만큼 남은 선수들을 향한 각 구단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박건우가 NC와 계약하면서 나성범의 행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최고 수준의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KIA가 나성범(32)에게 거액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계약을 완료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외야수 김재환(33) 손아섭(33) 김현수(33), 내야수 황재균(34) 박병호(35), 포수 강민호(36) 등의 FA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SSG는 이날 KBO리그 최초 비(非) FA 다년계약 체결 소식을 알렸다. SSG는 문승원(32)과 5년 총액 55억원에, 박종훈과 65억원에 계약했다. SSG 측은 선발진의 핵심자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함과 동시에 전력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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