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리포트] ‘2022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성공 개최로 선두주자 굳힌다

입력 2021-12-14 21:01
국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 및 식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8354억원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 비해 35%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돼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2조136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친환경·유기농 식품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충북도가 유기농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2015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잡곡탑인 ‘생명의 씨앗탑’ 모습. 충북도는 7년 만에 내년 9월 유기농엑스포를 다시 개최한다. 충북도 제공

충북은 2015년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이미 유기농산업 기반을 마련했다. 관람객 108만명을 기록하는 성황 속에 국내·외 264개 기업이 참여해 국내 유기농산업의 세계화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다.

도는 7년 만에 다시 개최하는 2022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로 유기농산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구촌 최대 유기농 축제인 2022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전 세계 유기농 정책을 지원하는 국제 민간기구인 세계유기농업운동연맹(IFOAM)과 손을 잡았다. 유기농엑스포는 2015년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와 공동 개최를 한 데 이어 내년에는 IFOAM과의 협력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유기농 분야 국제행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1972년 프랑스에서 창립돼 독일 본에 본부를 두고 있는 IFOAM은 세계 유기농 인증기준과 규범을 제정·관리하는 기구이다. 현재 121개국 848개 유기농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유기농산물 국제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유기농 분야 협력단체다.

2022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내년 9월 30일부터 10월16일까지 괴산군 유기농엑스포공원 일대에서 ‘유기농이 여는 건강한 세상’을 주제로 개최된다.


유기농엑스포는 주제전시관, 산업전시관, 체험전시관, 유기농 관련 국내·국제 학술행사, 다양한 체험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IFOAM 창립 50주년과 IFOAM Asia 창립 10주년 특별행사도 선보인다.

유기농엑스포는 관람객 72만명(해외 4만명), 기업·단체 420개(해외 100개)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비 38억2000만원, 지방비 57억원, 민자 32억원 등 총사업비 127억2000만원으로 추진된다. 엑스포 개최로 인한 경제적 유발효과는 1722억원, 고용 유발효과 1027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유기농산업 활성화, 충북도와 괴산군의 브랜드 가치를 국내외에 홍보해 국내 유기농산업의 해외 수출시장 확대와 관광산업을 접목한 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엑스포행사장 조감도. 충북도 제공

개최지 괴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유기농업의 본고장이다. 국내 유기농 운동이 괴산에서 시작됐고 최초로 유기농업군이라 선포한 곳도 괴산이다. 괴산은 유기농을 하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다. 한강 금강 낙동강 등 3대 하천의 발원지이고 속리산 월악산 조령산 칠보산 등 수려한 산을 품었다. 괴산호는 사시사철 1급수를 자랑한다. 괴산은 자연재해가 없어 생태환경이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도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괴산에는 일찌감치 유기농 단체들이 둥지를 틀었다. 국내 친환경농업의 산실인 흙살림이 불정면에 자리 잡고 있다. 흙살림은 1991년 6월 괴산미생물연구회로 창립했다. 그동안 유기농실천대회, 음식물찌꺼기 퇴비화 사업, 쌀 생산자 교육, 순환농법 보급, 우렁이농법 연구, 친환경 귀농귀촌교육 등 친환경농산물과 농업인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자연농업협회도 1997년 청안면에 자연농업연구소와 자연농업학교를 세워 활동 중이다.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은 주요 농축산물 공급량의 70%를 괴산지역 농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괴산군은 일찌감치 유기농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키웠다. 2007년 ‘친환경농업군’ 선언에 이어 2012년 전국 최초로 ‘유기농업군’을 선포한 뒤 유기농 생산 확대, 유기농 전문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기농업 확산과 발전을 도모하는 국제기구인 아시아 지방정부 유기농협의회(ALGOA) 의장국도 맡고 있다. ALGOA는 2015년 괴산 유기농산업 엑스포 때 출범했으며 18개국 257개 지방정부와 민간단체가 가입했다. ALGOA 의장국인 괴산군은 지난해 4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유기농 협력체인 세계유기농연합회(GAOD)를 구축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이차영 괴산군수가 GAOD 공동의장으로 추대됐다.

칠성면 율지리 일원에 민간개발(아이쿱생협)로 추진하는 자연드림파크 산단(80만㎡)도 20여곳의 유기농 제조·가공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준공된다.

충북도는 2013년 ‘유기농 특화도’ 선포 후 유기농을 충북의 6대 신성장 동력 산업에 포함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괴산에 2016년 충북유기농업연구소를 설치했고 2018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유기농업공영관리제 시행에 들어갔다. 유기농업공영관리제는 유기인증 면적을 늘리기 위해 유기농 인증 비용, 유기농 전환시 발생하는 손실을 농가에 보전해주는 제도다.

또 2019년부터 임산부 1인당 연간 48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을 지원하고 있다. 유기농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은 친환경농업 육성과 출산장려 등 두 가지 효과를 보는 우수사례로 꼽혀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말하는 엑스포
“유기농은 탄소중립·생태계 복원에 기여하는 미래 대안”

“내년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2015년 엑스포의 성과를 이어가고 미래 유기농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시종(사진) 충북지사는 1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2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유기농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가 구상 중인 유기농엑스포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유기농엑스포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줄이고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보여줄 계획이다.

그는 특히 “유기농은 단순히 먹거리 차원이 아니라 탄소 중립을 실현하고 생태계 복원에 기여한다”며 “자연과 공존,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 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환경과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농업 기반조성의 중요성과 이에 따른 환경과 사람 중심의 농업정책 방향 전환으로 유기농산업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기후위기에 따라 환경과 건강이 중시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고조로 유기농산업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을 생각하는 유기농의 확산으로 토양·수질보전의 효과와 생물 다양성 증대, 지구온난화 감소에 기여하는 등 공익적 가치 증대와 유기농의 4대 정신인 ‘건강, 생태, 공정, 배려’의 실천으로 인한 공익기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세계 유기농산업을 선도하는 K-오가닉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충북도와 괴산 산막이 옛길, 쌍곡·화양구곡, 충주 수안보온천, 청남대 등 주변 관광지를 연계한 관광 상품개발을 선보일 것”며 “내년 1월 조직위원회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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