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PTPP 가입 본격화… “여론수렴·사회적 논의 개시”

입력 2021-12-14 04:07

정부가 13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11개 회원국을 보유한 CPTPP에 가입하게 되면 한국은 이미 가입한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을 포함해 세계 양대 메가 FTA(자유무역협정)에 모두 참여하게 된다. 한국의 통상 지도도 그만큼 더 넓어져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CPTPP는 농축산물 관세 장벽이 없다시피 해 수입 농축산물이 무관세로 국내에 상륙하면 농축산업 피해가 우려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의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관련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논의라는 것은 정부의 가입 추진 선언 이후 절차인 공청회를 뜻한다. 공청회 과정을 거친 뒤 국회 보고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CPTPP 가입 추진은 통상 외연이 대폭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아직 한국과 양자 또는 다자 FTA를 맺은 적 없는 멕시코가 CPTPP 회원국에 포함돼 있다. CPTPP 가입 시 지난해 기준 1억2865만명 인구를 보유한 멕시코 시장이 신규로 열리게 된다.

내년 2월 발효하는 RCEP과의 상호 보완 효과도 기대된다. RCEP의 경우 관세 철폐 품목 비중을 뜻하는 개방률이 85%대로 낮은 편이다. 반면 CPTPP 회원국 간 개방률은 95%대로 상당히 높다. RCEP과 CPTPP에 동시 가입한 일본, 호주 등 7개국에서 추가 관세 인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CPTPP 11개 회원국의 무역 규모는 2조9000억 달러에 달한다.

당초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나왔던 CPTPP 가입 추진 선언이 전격 이뤄진 데는 최근 중국과 대만이 CPTPP 가입을 신청한 영향이 반영됐다. 추진선언은 했지만 농축산업계의 격렬한 반발이 예상된다. CPTPP의 평균 농축산물 개방률은 96.3%에 달한다. 한국이 그 동안 양자·다자 간 협상을 통해 발효한 17개 FTA 평균 농축산물 개방률(73.1%)보다 23.2% 포인트나 높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