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위험도 3주째 ‘매우 높음’… 의료현장 “긴급멈춤 결단해야”

입력 2021-12-14 04:03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이 13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충남 홍성교도소에서 걸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홍성교도소에 입소한 신입 수용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전수검사에서 수용자 26명, 직원 3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주요 방역 지표가 지속 악화하면서 비수도권 코로나19 위험도마저 ‘매우 높음’으로 평가됐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추고 의료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재차 언급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위중증 환자가 900명 정도로 증가해 의료 역량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며 “반전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특단의 방역 대책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2주만 멈추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민간의료기관 공동으로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감염학회 등 감염 분야 3개 학회도 성명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시적으로 강력히 시행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적극적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매주 월요일 발표하는 전국의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결과는 3주 연속 ‘매우 높음’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주까지 ‘중간’이었던 비수도권도 처음으로 ‘매우 높음’ 평가를 받았다. 지난 5~11일 비수도권 감염재생산지수는 1.31(수도권 1.20)이었다.

위중증·사망 급증의 핵심 요인인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율은 33.5%로 전주 대비 2.3% 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해당 연령대의 주간 확진자는 3235명 늘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고령층 확진자 비율 감소폭이) 아직까진 의미 있는 지표가 아니라고 본다”며 “3차 접종률이 더 높아지면 더 큰 폭으로 이런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18세 이상 성인의 3차 접종 사전예약은 이날 시작됐다. 오후 5시까지 163만1396명이 예약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817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보다 1493명 증가했다.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3%에 육박하는 등 중환자 대응 여력도 악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중환자에 대한 퇴실 기준이 필요하다는 청와대 언급이 나왔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MBN 인터뷰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기준에 의하면 미국은 증상 발현 후 20일, 중환자실 입원 후 1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퇴원하게 돼있다”며 “청와대의 현장 실사 결과 미국 CDC와 같은 기준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부구치소 이후 약 1년 만에 교정시설 집단감염도 발생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충남 홍성교도소에선 지난 11일 이후 수용자 27명과 직원 3명이 확진됐다. 수용자 360여명 중 밀접 접촉자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하고, 197명은 다른 교도소로 긴급 이송했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전날보다 24명 늘어 누적 114명이 됐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세대기가 2.8~3.4일로 델타 세대기(2.9~6.3일)보다 짧아 오미크론 전파력이 델타보다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송경모 조민아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