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한 렌터카 가격비교업체가 갑작스레 폐업하면서 제주 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과 도내 렌터카 업체들이 무더기로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6일 업체의 일방적인 폐업 문자가 발송된 이후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개별 관광객 700여명과 도내 렌터카 업체 34곳이다.
문자 발송 직후 여행객들은 급히 해당 업체로 연락을 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카드로 대금을 선결제한 이들은 업체가 말한 온라인 결제대행업체에 연락해 환불을 요청했으나 결제대행사는 환불 의무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카드사는 결제대금이 이미 가맹점에 지급돼 부도로 인한 구제는 어렵다고 했고, 한국소비자원도 부도로 인한 중재 방안은 없다고 전해 왔다. 미수금을 받지 못한 도내 렌터카 업체도 34곳, 미수금 규모는 5억4000만원에 달한다. 가격비교업체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결제대금을 렌터카 이용 후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한 달이 지나 업체에 지급하기 때문이다.
피해 여행객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 규모와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피해액은 1인당 10만~80만원대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에 대해 온전한 변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한 렌터카 업체들은 변호사 선임을 마치고 민사 소송 준비를 시작했다.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제주도 관광당국의 대응은 미진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지난 6일 이후 제주도 행정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업체 홈페이지를 폐쇄하도록 조치했을 뿐 피해 여행객들의 불안을 줄이고 재발 방지를 위한 관계기관과의 논의는 한 차례도 없었다.
이러는 사이 제주도와 제주시, 제주도관광협회 게시판은 해결을 촉구하는 여행객들의 민원으로 도배됐다. 제주도관광협회는 13일에야 여행피해 신고 공지를 올렸다. 국내여행업으로 등록된 폐업 업체가 제주도관광협회 보증공제에 가입돼 있어 심사를 통해 피해금을 일부를 변제해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총 공제금 규모가 적어 피해액 전체를 환불받기는 어려운 데다 피해 접수와 심사에도 3개월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제주 렌터카 가격비교업체 돌연 폐업… 관광객·렌터카 업체 수억원대 피해
입력 2021-12-14 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