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제 하려면 교사 얼마나 더 필요할까… “교·강사 인력유연성 관건”

입력 2021-12-14 04:07
전남 화순군의 능주고등학교는 2019년부터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돼 학점제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종전 48개였던 교과목이 올해 71개, 내년 74개로 늘어 앞으로 더 풍성한 교육과정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 학교 교육과정부장인 정선호 교사는 “학점제를 시작하면서 교원 4명을 추가로 받아 탐구영역에 투입했다. 교육청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점제를 도입하려면 교사 충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얼마나 늘려야 할까.

한국교육개발원이 ‘학생수업요구와 교사과목개설 합치도 제고 방안’(2019년)에서 예측해봤다. 학급당 학생 수와 교사들의 주당 수업시수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났다. 먼저 2019년 당시 학급당 학생 수 24.5명과 교사 수업시수 15.1시간을 대입하면 1675명의 교원이 남는다.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등은 남고 과학 사회 체육 등은 부족했다.

학급당 학생 수를 그대로 두고 주당 수업시수를 12시간(교사들이 생각하는 적정 수업 시수)으로 줄이면 1만6749명이 부족하게 된다. 15.1시간과 12시간의 중간값인 13.55시간을 대입하면 6483명이 부족하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14명(상대평가 최소 인원)으로 가정하면 교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주당 수업시수를 15.1시간으로 설정하면 5만5033명, 12시간이면 8만8106명, 중간값 13.55시간을 대입하면 6만9674명이 모자라게 된다. 학점제 시행 시 최대 8만8106명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이 수치가 많이 부풀려져 있다고 본다. 학점제가 시행되면 교원 업무가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해 주당 수업시수를 13.55시간으로 설정하게 되면 충원 규모는 6483명으로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다. 학기·학년별 학생들의 과목수요 변화, 교원들의 복수·부전공에 따른 다과목 지도 역량, 학생 수 감소 등을 고려할 때 교·강사 인력의 유연성을 높이면 대규모 교사 증원 없이도 도입이 가능하다는 게 교육 당국 설명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