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경기를 펼칠 생각을 하니 기대가 됩니다. 내년에 루키 시즌을 보내게 될 텐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한 안나린(25·사진)은 13일(한국시간)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안나린은 이날 미국 앨리배마주 도선의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클럽(파72·6356야드)에서 열린 LPGA Q시리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8라운드 최종합계 33언더파 541타로 프랑스의 폴린 루생-부샤르를 1타차로 제치고 최종 순위 1위에 올랐다.
대역전극이었다. 안나린은 이번 Q시리즈에서 2라운드를 제외하고 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5~7라운드 2위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1위와 격차가 5타라 역전이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뒷심이 매서웠다. 안나린은 첫 홀 버디를 포함해 전반에만 3타를 줄인 데 이어 마지막 3개 홀을 남기고 2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안나린은 내년 LPGA 투어 출전권과 함께 1위 상금인 1만5000달러(약 1760만원)를 획득했다. 2018년 이정은6(25) 이후 3년 만에 LPGA Q시리즈에 수석 합격한 한국 선수다. 안나린은 “이틀 전 경기를 마쳤을 때만 해도 수석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2주간 체력적으로 지쳤지만,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안나린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서 상금랭킹 9위였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KLPGA 대상을 받은 최혜진(22)도 LPGA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최혜진은 최종합계 17언더파 557타를 쳐 공동 8위로 Q시리즈를 마쳤다. 최혜진은 “아직도 믿기지 않고 설레는 마음이 크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시절 초청 선수로 출전한 2017년 US여자오픈에서 깜짝 2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올해 LPGA 2부 격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뛰었던 홍예은(19)도 13언더파 561타로 LPGA투어 출전 자격을 얻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