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주가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정작 조선업계는 인력 수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울산시와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금액 224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주 금액 200억달러 돌파는 2014년 180억달러 이후 최대 금액이다. 또 2013년 320억달러에 이은 역대 2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플랜트 발주 재개와 LNG 가격 상승으로 인한 LNG선 발주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선박 수주는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웃을 수만 없는 상황이다. 조선협력사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의무시행과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신규 인력 수급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현대중공업 등은 업계의 장기 불황에 따라 지난 2015년 이후 구조조정 등으로 현장기술직이 대거 울산을 이탈했다. 2016년 초 301곳이던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는 120곳으로 줄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최근 발표한 ‘생산직접직 필요인력’ 자료에 따르면 인력 부족 상황은 조선소가 밀집한 지역 가운데서도 울산이 가장 심각하다. 지역별 필요인력은 울산 전남 부산 경남 순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중공업과 지자체 등도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나 확실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울산시는 지난 10일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K-조선 재도약, 일자리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19일까지 제2기 기술연수생 200여명을 모집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감 증가에 따른 필요 인력에 대해 집계 중”이라며 “다만 수주산업인만큼 당장 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해 기술인력 채용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울산의 한 조선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모(44)씨는 “일은 몇 배로 힘들고 위험한데 시급은 최저시급 수준이니 사람이 오겠냐”라며 “일 없다고 다 자르고 이제 와서 사람 없다고 오라하는 상황이 딱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역대급 선박수주에도 인력 수급에 ‘초비상’
입력 2021-12-14 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