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의사를 공식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교역·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전략적 가치, 개방형 통상국가 위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CPTPP 가입을 본격 추진한다”고 말했다. CPTPP에 가입키로 한 것은 2013년 전신인 TPP 참여를 검토한 이후 8년 만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CPTPP 가입은 수출 다변화, 지속적 투자 확대 차원에서 숙명과도 같다. 비록 현 정부 초기에 중국 눈치보기로 가입을 주저하는 등 실기하긴 했지만 뒤늦게나마 이번 결정이 다행스러운 이유다.
CPTPP는 일본과 호주, 멕시코 등 11개 국가가 2018년 말 출범시킨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2019년 기준 세계 무역의 15%를 차지하는 거대한 경제블록이다. CPTPP는 미국이 2017년 TPP를 탈퇴해 위상이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지난 10월 중국과 대만이 가입 신청하고 태국도 참여 의사를 나타내면서 아시아·태평양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무대가 돼버렸다.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CPTPP 가입은 중요하다. 중국이 가입 결정을 했지만 일본 베트남 대만 호주 필리핀 태국 등 근거리 아태국가와의 투자 및 교역 활성화를 통해 대중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미국의 재가입 가능성도 적지 않아 선제적 대응이 중요해졌다.
물론 다른 FTA보다 높은 수준의 개방도는 특히 농축산 분야에서 타격이 우려된다. 피해 농가 지원은 있어야겠지만 농산물 개방이 30년 가까이 된 만큼 이제는 단순 보조금 혜택보다 먹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온갖 어려움에도 올 1~10월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2.5% 급증했다. K농업의 저력을 믿고 세계시장 변화에 동참해도 될 때다.
[사설] CPTPP 가입으로 급변하는 세계 경제구도 대비해야
입력 2021-12-14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