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작품선’, 美 스칼리오네상 번역문학 부문 수상

입력 2021-12-14 04:08
지난해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된 '이상 작품선' 표지. 스칼리오네상 수상작.

이상 시인의 작품을 소개한 ‘이상 작품선(Yi Sang: Selected Works)’이 미국 최대 인문학술단체인 현대언어학회(MLA) 주관 ‘알도 앤 잔 스칼리오네상’ 번역문학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해 미국 웨이브북스 출판사에서 영어로 출간된 이 책의 번역·출판을 지원한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 문학으로서 스칼리오네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13일 밝혔다.

선정위원회는 ‘이상 작품선’에 대해 “일제 강점기에 우화, 판타지, 풍자, 패러디, 다다이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표현한 전위파 시인 이상의 작품을 실험시의 경험이 풍부한 네 명의 번역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재창작해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스칼리오네상은 1987년 MLA 회원이자 뉴욕대 문학 교수였던 알도 스칼리오네가 제2차 세계대전 때 유태인 구조에 힘쓴 아내 잔 스칼리오네를 기리기 위해 전달한 기금으로 제정한 상이다. 번역문학, 비교문학, 문학 학술연구 등 총 8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번역문학 부문은 매년 영어로 번역된 해외 문학 중 뛰어난 작품에 수여한다.

‘이상 작품선’에는 이상의 시 49편, 수필 6편, 단편 2편 외에도 일본어로 창작한 시 12편이 실렸다. 한국어 작품의 영어 번역은 미국 데이비슨 칼리지에서 영어를 강의하는 정새벽, 한국문학 전문번역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며 2020년 전미도서상 등을 수상한 최돈미, 노트르담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조옐 맥스위니가 맡았다. 일본어 창작 시는 사와코 나카야스 브라운대 문예학 교수가 번역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