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방역 패스’ 보완은 다음에… 학교 백신 접종은 예정대로

입력 2021-12-13 04:03

내년 2월 ‘청소년 방역 패스’ 적용을 두고 반대 여론이 커지자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이 12일 영상회의를 열고 보완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부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문제 논의는 계속 진행하기로 하고, 우선 13일부터 2주 동안 학교로 백신 접종팀을 보내는 ‘찾아가는 백신 접종’에 집중키로 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류근혁 보건복지부 2차관은 오후 2시 청소년 백신 접종에 관한 영상회의를 개최했다. 청소년 방역 패스 관련해서 정부의 보완 방안이 나올 것으로 알려져 이날 회의는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회의 뒤 배포한 자료에서는 “청소년 방역패스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관계부처, 교육현장, 전문가 등 각계의 현장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보완하거나 추가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와 정치권의 압박에도 보완책에 대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충분한 설명이나 사회적 논의 없이 곧바로 백신 접종을 강제한 정책을 내놓은 것은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고, 국민의힘 역시 “정부가 발표한 청소년 방역패스는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부총리와 정 청장도 “보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689명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 당국 등에 따르면 방역패스 적용 시기를 내년 4~6월로 미루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최소화하고, 백신 접종의 효과에 대한 홍보 시간을 벌어 학부모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연령대별로 적용 시기를 달리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어린 연령층일수록 접종률이 낮기 때문에 적용 시기를 달리해서 학부모들에게 좀 더 생각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다. 이밖에도 방역 패스를 내년 2월 예정대로 시행하되 학원별로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패스를 수용한 학원의 경우 거리두기 제한을 느슨하게, 그렇지 않은 학원은 강력한 거리두기를 적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청소년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6~12일 ‘건강상태 자가진단앱’을 통해 실시한 ‘찾아가는 백신접종’ 희망수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8374개교 8만433명의 학생이 코로나19 백신 방문접종에 응한 걸로 집계됐다. 정부는 “지자체와 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지역단위 여건을 고려한 접종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학부모 동의, 접종팀 구성, 백신 확보 등 준비를 마치고 오는 15일부터 본격적인 접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현장 이상반응을 대비해 구급차 배치 또는 119구급대와 협의를 통한 즉시 출동체계를 구축해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촘촘하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송경모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