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시장도 26개월 만에 공급 우위로

입력 2021-12-13 04:05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공급 우위’로 완전히 돌아섰다. 서울 전세시장도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공급 우위를 보였다. 대출규제 강화로 세입자 이동 수요가 급감하면서 열기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서울에선 수능 이후 부동산 거래가 느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올해는 조짐조차 없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100.0)보다 0.9포인트 내린 99.1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가기는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약 26개월 만이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우위를 의미한다. 기준선 밑으로 떨어졌다는 건 전세 공급이 전세 수요보다 많아졌음을 뜻한다.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도 6주 연속 내림세를 감안할 때 이달 중에 기준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 전세수급지수는 전주 100.2에서 소폭 하락해 100.0으로 정확히 기준선에 걸쳤다. 경기도는 이미 99.8을 찍었다. 지난주 99.7에 이어 2주 연속 기준선 이하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5주 연속 떨어져 101.4로 집계됐다.

최근 전세시장은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지난해 7월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치솟은 상태에서 강력한 대출규제가 겹치자 세입자의 이동 수요가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을 보면 올해 초 1만7200건에서 이달 10일 3만1502건으로 늘었다.

시장에서는 수능 시험일(지난달 18일)을 기점으로 전세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시장은 잠잠하다. 서울 권역별 전세수급지수를 살펴보면 도심권역과 서남권을 제외하고 모두 100을 밑돌았다. 특히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97.0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세가격 상승세는 안정되고 있다. 이번주 전국 아파트의 전셋값 상승률은 0.11%로 전주(0.12%)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서울은 0.10% 올라 전주와 같았다. 수도권(0.12%→0.11%)과 지방(0.12%→0.11%)도 상승 폭이 축소됐다.

한편, 대출규제와 집값 고점론이 겹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세 시장보다 한발 앞서 상승세 둔화를 보였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6.4로 4주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