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묘서동처(猫鼠同處)’가 선정됐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쥐(도둑)를 잡아야 할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한패가 된 상황을 말한다. 감시 주체와 대상이 결탁해 부패하는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행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29.2%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묘서동처를 꼽았다고 12일 밝혔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각처에서 또는 여야 간에 입법·사법·행정의 잣대를 의심하며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며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시행하는 데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이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뜻의 ‘인곤마핍(人困馬乏)’은 2위로 선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