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뉴삼성’ 가속도… 사업부 명칭 변경·‘삼성봇’ 본격 추진

입력 2021-12-13 04:0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캐나다·미국 출장을 위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지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 혁신으로 포문을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뉴삼성’이 고객 경험 강화, 사업 간 시너지 창출,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붙이고 나섰다. 로봇사업을 정식 사업팀으로 끌어올리면서 무게를 실었다. ‘삼성봇’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차세대통신, 인공지능(AI), 로봇에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밝혔었다.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신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격적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자는 12일 기존 소비자가전(CE)과 모바일(IM)을 통합한 세트(완제품) 부문의 명칭을 ‘디지털 경험(DX, Digital Experience) 부문’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DX’의 ‘X(eXperience)’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고객 경험 중심’이라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제시한 개념이다. 새로 출범하는 DX 부문은 디스플레이(VD), 생활가전, 의료기기, 모바일(MX), 네트워크 등의 사업부로 구성됐다.

삼성전자는 1995년부터 써온 무선사업부 명칭을 ‘모바일 경험(MX, Mobile Experience) 사업부’로 바꾸기도 했다. TV, 가전,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 다양한 제품과 고객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로 고객 경험을 최우선 제공하겠다는 경영철학을 반영한 것이다. 조직 개편 및 신설도 대폭 이뤄졌다. ‘CX·MDE 센터’를 신설했다. CX는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MDE는 멀티 디바이스 경험(Multi Device Experience)을 뜻한다. MX 사업부 안에 있는 GDC(Global Direct to Consumer) 센터는 온라인 중심의 온라인 비즈 센터로 재편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로봇사업화 TF’를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올해 초 김현석 전 삼성전자 CE 부문 사장 직속으로 TF를 신설했었다. 로봇을 미래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걸 선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에서 돌봄 로봇 ‘삼성봇 케어’를 공개했었고, 올해 1월에는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선보였었다. 쇼핑몰·음식점 등에서 주문·결제·음식서빙을 돕는 ‘삼성봇 서빙’, 고객 응대 로봇 ‘삼성봇 가이드’, 착용형(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젬스’(GEMS)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착용형 로봇을 포함한 삼성봇 시리즈를 출시·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삼성전자의 조직개편, 사업부문 명칭 변경 등에서 이 부회장의 ‘뉴삼성’ 밑그림이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반도체-바이오-차세대 통신-AI·로봇’로 이어지는 미래사업에 전폭적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전자는 후속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내년 경영전략 수립에 착수할 전망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