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잔 같은 탈북민, 교회가 보듬어주길”

입력 2021-12-13 03:03
김광호 전도사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강변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12월 월례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김광호(장신대 신대원) 전도사가 유리잔 같은 탈북민들을 한국교회가 마음을 열어 격려하고 다정하게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는 탈북했다 북송당한 뒤 다시 국경을 넘어 2007년 한국 땅을 밟았다.

김 전도사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강변교회에서 ‘한국교회에서 탈북민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12월 월례회에 발표자로 나서 “문제투성이인 탈북 청년이 하나님 사역의 동역자로 세워지기까지 선생님들과 교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전도사는 1992년 북한에서 탈출했지만 공안에 붙잡혀 북송됐다. 함께 붙잡힌 누나는 여태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김 전도사는 97년 어머니와 조카를 데리고 다시 탈북을 시도했고 기적적으로 성공했다. 이후 10년간 중국에서 국적 없는 도망자이자 나그네로 살았다. 어머니는 손자 공부를 위해 팔려가다시피 시집을 갔다. 김 전도사는 “중국에선 이렇게 생활하는 탈북민들이 10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김 전도사는 탈북민들을 툭 치면 깨지는 유리잔에 비유했다. 그는 “탈북민은 중국이나 제3국을 거쳐 보통 한국으로 오는데 늘 생명의 위협에 시달린다”며 “오랜 도망자 생활 속에 가족을 지켜야 하는 긴장감 때문에 대부분 성격이 날카로워진다”고 말했다.

김 전도사 본인 역시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했다. 그래서 탈북민의 마음이 깊이 공감된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탈북 과정에서, 또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제겐 하나님께서 붙여주신 천사와 같은 멘토가 있었다. 그건 하나님의 은혜였다”며 “탈북민에겐 예수님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힘이 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