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출발부터가 공동체였습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제자들이 오순절 다락방에서 모여 기도하자 성령이 각 사람에게 충만하게 내려졌습니다. 그때부터 교회는 공동체를 이루어 지역과 민족을 하나로 묶는 단위가 되었습니다. 초대교회는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과 내 가족의 아픔으로 생각하고 서로 나누며, 베풀고, 이웃에게 만족을 주면서 복음을 전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심히 유감스럽게도 2000년이 지나고 난 지금의 교회는 공동체 의식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이고, 상대적이며, 포스터 모더니즘 교회로 탈바꿈해 가고 있음에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분쟁과 교권 다툼으로 세인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노회도 분쟁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보이니, 교회가 사랑을 외쳐도 너희들이나 잘 하라고 하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러한 교회의 변질은 곧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심각한 영향력을 끼쳐 지체로서의 성도라기보다는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도로서 모습이 굳어지기 십상입니다. 결국 교회나 세상이 그 본질과 모습에서 별 차이가 없어졌고, 그리스도인과 세인의 구별이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방교회도 코로나 여파는 심각합니다. 저희 교회는 코로나가 시작된 때부터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현장 예배를 중심으로 하되 영상도 보내주고, 매일 큐티 말씀을 보내주면서 신앙을 독려해왔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로 정하여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저희 등대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군산노회에 소속된 교회로 내년이면 26년째가 됩니다. 1996년 4월 22일 군산시 조촌동 912-9번지에서 가족과 함께 30평에 조립식으로 중고 자재와 새 자재 10평을 붙여서 개척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리콘이 떨어져 비가 새어, 여름 장마철엔 대야로 물을 받아내는 것이 일이기도 하였습니다.
아파트 15층에서부터 전도지를 돌리며 교회를 알리고, 아이들 등굣길에 차량을 운행하여 주면서 아이들을 전도하기도 했습니다. 교회운영이 어렵게 되어 선교원과 방과 후 스쿨을 개설하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회자립을 위해 노력도 해 보았습니다. 동네 꽃길 조성과 청소하기, 주민 민원을 해결하는 주는 것, 어버이날 맞이 어르신 초청 대접하기 등을 수년 동안 해 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지역에 알리는데 큰 유익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허가 건물로 지은 30평을 헐게 되면서 오로지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기로 작정하고, 8년간 운영해 오던 선교원과 방과 후 스쿨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2004년도였는데 하나님께 기도하는 가운데 감동을 주셔서 곧바로 거리전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상관없이 거리전도를 나갔습니다. 사계절 군산시와 전라북도 곳곳을 다니면서 앰프와 스피커로 1시간 이상씩 찬양과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래서 일명 ‘거리의 전도자’ ‘거리의 부흥사’라는 별명이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8년간 거리전도를 시키셨습니다. 지금은 마음대로 거리에서 외침전도를 하기 어려운 시기라서 맨투맨으로 전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2006년도 평양 대부흥운동 100주년 집회를 군산시 실내 체육관에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했는데, 비가 내리는 와중에서도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모여 주셨습니다. 하나님이 베푸시는 큰 은혜였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미자립교회돕기를 위한 미가엘 말씀 찬양 선교회를 조직하여, 부흥회를 할 수 없는 교회를 찾아 국악, 찬양, 악기 팀으로 자비량 집회를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흥단체 성령세계교회부흥협의회를 조직케 해 주셔서 열심히 지역복음화와 부흥운동을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이 불쌍히 여기시고 은혜를 주셔서 2006년도 12월에 지금의 장소 ‘군산시 진포1길 44-1’로 이전하고 교회를 새로 지을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전도하니까 하나님은 우리 교회에 복을 주셨습니다. 지금 저는 지역교회와 노회, 총회를 섬기면서 열심히 목회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크게 내세우고 자랑할 것이 없는 평범한 교회입니다. 그러나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몇 가지를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교회로서의 기능을 다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성도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입니다. 그들이 신앙생활 하고 있는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세상과 주변 사람들에게 본이 되지 못하면, 전도와 사랑과 섬김의 봉사는 보여주기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저희 교회는 등대교회입니다. 등대는 뱃길을 잘 알려주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인도해주는 사명이 있습니다. 저는 성도들에게 우리 예수 믿는 사람은 진실해야 하고 거룩하게 생활해야만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야 교회 밖의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감동해 교회에 나오지 않겠냐고 신앙생활을 잘 하라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둘째, 날마다 말씀으로 큐티를 하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시편 1편 1절에 ‘복 있는 사람은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라고 했습니다. 말씀 없이 생활하는 것은 나침판 없이 여행을 가는 자와 같습니다. 말씀은 우리 인생의 길잡이 입니다. 날마다 말씀으로 다가서서 읽고 그 말씀을 묵상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기도하여 힘을 얻고, 회개하고 살 때 능력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말씀은 생명의 양식이기에 매일 먹도록 성도들에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말씀을 받은 성도들이 아멘, 아멘 하는 댓글이 올라올 때 보람도 있습니다.
셋째, 교회를 오픈하고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여 대화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선교원과 방과 후 스쿨을 운영해 온 경험이 있어서, 이웃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를 찾아올 수 있도록 개방하고 그들이 모여 대화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오는 것을 꺼려하고 있지만 조만간 다시 올 줄로 믿고 책과 차와 커피 등을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과 문턱이 낮아야만 합니다. 가까운 이웃이라는 친밀감을 주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넷째, 예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현장예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영상으로 방송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공동체가 있어야 결속력도 생기고 소속감이 있습니다. 초대교회는 날마다 모이기에 힘썼다고 했습니다. 로마의 핍박 치하에서도 목숨을 내놓고 예배를 드린 것입니다. 이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만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어느 한 쪽만 옳다고 하고 극과 극으로 갈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서 해 나가도록 더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위드 교회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역교회 연합회와 함께 개척교회를 살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연구하고 이 일을 찾아서 할 것입니다.
◇한종욱 목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군산등대교회를 시무(1996년부터-2021년도 현재까지)하고 있으며, 군산노회장 역임(2012년), 총회사회부장(2017년), 교회실사위원(2018년), 선관위원심의분과 서기(2019년), 정년연구위원회(2020년), 교회생태계 특별위원회(2021년), 총회부서기 출마(2021년)등의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군산시 기독교연합회 사무총장(2015년), 전북 기독교 총연합회 상임총무(2016년), 군산시 장로교회연합회장(2019년), 전북장로교회 연합회장(2020년), 전국호남협의회 부서기(2021년)등의 활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