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 오류 논란이 불거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취소 여부가 오는 17일 결정된다. 이에 따라 1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던 수시 합격자 발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10일 수험생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정답결정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17일 오후 1시30분 이 사건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대한 빠르게 심리하려 하지만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재판에 대한 관심을 방증하듯 법정 앞에는 수험생들과 대학 입학처 관계자 등 수십명이 몰렸다. 1시간가량 진행된 변론과정에서 평가원은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정답 선택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평가원 측은 “이 사건 이의심사실무위원회에 국내 최고 전문가 16명이 참여했고, 논의 끝에 애초의 정답 결정이 타당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수렴됐다”고 말했다.
반면 수험생 측은 “해당 문항은 애초에 답을 고를 수 없도록 만들어진 문제”라고 맞섰다. 한 수험생은 “시험을 보는 입장에선 문제에 오류가 있을 거란 자신감보다 내 풀이에 오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커서 모순을 확인할 때까지 시간을 쓴다”며 “평가원 측 답변은 답을 알고 접근하는 방식이라 실제 수험생들 상황과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의대를 목표로 공부했다는 이모군도 “이 과목을 선택한 학생 중엔 서울대를 지원하려는 이들이 많다”며 “2점의 영향이 정말 크다는 걸 고려해서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1심 선고기일이 17일로 정해지면서 대입 수시모집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향후 정시모집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