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만2000명대 확진 가능”… 행동 변해야 의료붕괴 면한다

입력 2021-12-10 04:04
시민들이 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길 건너편에 연말 시즌을 알리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산타클로스 풍선 인형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7000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5803명으로 동시간대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 추이대로면 연내 1만2000명대 하루 확진자, 1700명대 위중증 환자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예측마저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도 꾸준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02명이라고 밝혔다. 역대 일일 최고치를 기록한 전날(7174명)에 이어 이틀 연속 7000명대다. 특히 이날 오후 9시까지 확진자 추이로 볼 때 사흘 연속 7000명을 넘는 것은 물론 일일 최다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857명으로 전날 기록한 최다치를 경신했다. 전국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8.8%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의 76.5%가 몰린 수도권 병상 배정 대기자는 1003명으로 지난달 29일 이후 다시 1000명을 넘겼다.

지금의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확진자는 이달 안에 방역 당국이 감당 가능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1만명을 초과할 전망이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공개한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 예측에 따르면 ‘비약물적 중재’로 인한 감염 전파 감소율이 최근 수준을 유지할 시 일일 확진자는 2주 뒤 8729명, 오는 31일엔 1만2158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중환자도 각각 1272명과 1767명으로 예측된다.

마스크를 낀 시민들이 9일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일자별 발생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이틀 연속 7000명대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다만 이는 지난 6일부터 강화된 사적모임 규제·방역패스 적용 영향 등을 반영치 않은 시나리오다. 방역 조치와 국민의 자발적 참여 등이 결합해 과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의 힘을 낸다고 가정했을 땐 연말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예상치는 각각 3130명, 940명이었다. 정 교수는 “그간 확진자가 증가하면 방역 정책 변화에 앞서 국민들이 먼저 조심하는 모습이 여러 번 나타났다”며 “과거 (거리두기) 4단계 수준으로 행동이 변화하면 의료 시스템 붕괴까지 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회복을 지속하기 위해 무엇보다 국민께서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유행이 증가세라면서도 방역 강화 효과가 다음 주부터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추이에 따라 후속 방역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추가로 방역을 강화해야 할지, 그렇다면 (강화) 시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정부 내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정도와 위험도 역시 주요 변수다. 방역 당국은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확진자가 22명 늘어 누적 60명이 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국내 감염자 16명은 모두 인천 미추홀구 교회 관련 사례로 파악됐다. 오미크론 의심 사례도 8명 추가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